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북한이탈주민 윤모씨(50)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씨는 2002년 A씨와 결혼해 딸을 낳았지만 2005년 경제적 이유로 이혼했다가 재결합했다. 윤씨는 평소 A씨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해 자주 말다툼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윤씨가 '전화를 걸어 엄마가 왜 집에 늦게 오는지 물어보라'고 했지만 딸이 전화를 하지 않고 '엄마가 다른 일이 있어서 늦게 들어온다'고 말하자, 딸이 엄마 편만 든다고 생각해 아이를 목졸라 살해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인 모두 유죄 의견을 냈다. 배심원 중 6명은 징역 20년, 2명은 징역 15년, 1명은 징역 10년의 양형 의견을 냈고, 재판부는 이를 참작해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2심도 "피고인이 부인의 불륜을 의심하다가 엄마 편을 들며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친딸을 살해한 사건 범행에 있어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1심을 유지했다.
대법2부는 또 유산으로 받은 땅 문제로 다투다 형수를 살해하고 조카를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72)에게도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부친이 1991년 사망하기 전 자신의 딸에게 땅을 상속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형수와 다툼을 벌여왔다. 이 땅은 이씨의 부친의 사망 후 20년간 형수와 조카가 관리해왔다.
그는 2012년 생활고를 겪게되자 형수에게 여러 차례 토지 소유권을 넘기거나 임차료 명목으로 연 200만원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지난해 망치로 형수의 머리를 내리쳐 살해했다. 이씨는 조카도 등산용 칼로 찔러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1·2심은 수십년간 알고 지낸 친족을 무참하게 살해한 것으로 범행 수법이 매우 위험하고 잔인하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다.
대법2부는 이 두 사건에 대해 "원심(2심)이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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