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재)중부고고학연구소가 발굴조사 중인 경기 양평군 소재 '양평 대평리 고분군 2호분'이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 중부 지역 최상위 계층의 신라 굴식돌방무덤으로 확인됐다. 굴식돌방무덤이란 돌을 쌓아 묘를 만들어 시신을 넣고, 한쪽 벽 또는 그 벽의 일부에 외부로 통하는 출입구를 만든 뒤 흙으로 덮은 무덤을 말한다.
조사 결과, 고분은 봉분 지름 19.2m, 높이 4.7m에 이르는 원형의 봉토분(흙을 둥글게 쌓아 올려 만든 무덤)으로, 가로?세로 2.9m, 높이 3.3m 규모의 사각형 돌방의 남쪽 중앙에 무덤길을 갖춘 굴식돌방무덤으로 확인되었다. 돌방과 무덤길에는 회칠을 하였으며, 고분 전면과 측면 일부에 석축 시설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고분의 돌방 입구에서는 잘 다듬어진 2매의 문비석(門扉石, 문짝으로 사용하게 만든 돌)과 함께 문지방석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경주 지역의 최고급 고분에서 확인되는 문의 구조이다. 무덤이 이미 도굴된 관계로, 이번 조사에서는 철로 만든 관 고리와 관 못만이 다수 출토되었는데, 이 시기에 관을 사용한 사례는 신라 금귀걸이가 출토된 경주 부부총(夫婦塚)을 제외하면 신라 권역에서는 확인된 예가 드물다.
고분의 규모와 구조, 출토 유물 등으로 미루어 보아, 양평 대평리 2호분은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에 조성된 중부 지역 최고 수준의 삼국 시대 굴식돌방무덤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9일 오후 2시 발굴현장에서 일반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문화재청이 (사)한국매장문화재협회를 통해 위탁 추진 중인 비지정 매장문화재 학술조사사업의 하나이다. 문화재청은 매장 유적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앞으로도 중요 비지정 매장문화재 조사에 대한 지원을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