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메리칸 항공이 25일(이하 현지시간) 1만9000명 감원 계획을 공식화했다. 9월 30일로 끝나는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이 연장되지 않으면 10월 1일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조종사, 승무원, 정비사 등 1만7500명이 임시해고되고 경영·관리직 1500명이 감원된다.
전날 델타항공은 조종사 1941명 임시해고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의화와 백악관 간 2차 추가 경기부양안 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미 항공사들의 감원 칼바람이 매서워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메리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항공 여행 수요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면서 수년 동안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직원 규모는 대규모 감원과 은퇴, 일시 해고 등을 포함해 3월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던 당시에 비해 약 30% 줄어들게 된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항공 최대 성수기인 여름에도 고전하고 있고, 정부 지원은 조만간 끝이 나게 되는 최악의 시기를 앞두고 있다.
더그 파커 최고경영자(CEO)와 로버트 이솜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9월말까지는 바이러스가 통제되고, 항공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같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고 밝혔다.
아메리칸은 올 4·4분기 운항을 예년의 절반 수준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미 항공사들은 연방정부로부터 직원 급여 지급 등을 위해 250억달러를 지원받았지만 이 지원은 9월 30일이면 끝난다. 이후에는 항공 수요가 회복돼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되고 경제가 재개됐지만 항공 수요는 지난해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항공사 경영진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고 항공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문에 대규모 감원을 피하기 위해 항공사 경영진과 노조는 그동안 워싱턴에 250억달러 정부 지원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호소는 설득력을 얻어 민주, 공화 양당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구체화하지는 못하고 있다. 항공사 지원 연장 방안이 포함된 2차 경기부양안 협상이 수주일째 교착 상태이기 때문이다.
의회와 백악관은 다음달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아직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항공사들의 감원 칼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전날에는 델타항공이 노조와 비용절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조종사 1941명을 임시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델타 운항부문 선임 부사장 존 래프터는 조종사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팬데믹이 6개월째 진행 중이고, 매출은 25%만 회복됐을 뿐"이라며 "불행하게도 이같은 궤적을 의미심장한 수준으로 바꿀 기폭제가 앞으로 6개월 동안에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초에는 유나이티드 항공 홀딩스가 감원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직원 3만6000명에게 감원 위험을 통보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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