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땀 속 포도당으로 전기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3 12:00

수정 2020.11.03 13:22

박정열·김혜림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
스포츠 섬유기반 바이오 연료전지 개발
바이오 연료전지를 멀티셀 형태로 제작, 이를 사용자가 착용하고 운동했을 때 발생하는 땀으로 전자시계를 직접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서강대 박정열 교수 제공
바이오 연료전지를 멀티셀 형태로 제작, 이를 사용자가 착용하고 운동했을 때 발생하는 땀으로 전자시계를 직접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서강대 박정열 교수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땀으로 전기를 만드는 스포츠 섬유 기반의 바이오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바이오 연료전지를 이용해 전자 디바이스나 비침습적 혈당 센서 등을 만들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강대 박정열 기계공학과 교수와 숙명여대 김혜림 의류학과 교수 연구팀은 스포츠 섬유소재로 땀에 함유된 포도당을 전기로 전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바이오 연료전지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1㎠당 16.7㎼의 전기를 만들어냈다. 실제 이를 팔에 착용하고 빠르게 걸으면서 땀을 흘렸을 때 LCD 전자시계를 작동시켰다.


박정열 교수는 "섬유 기반 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전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종이나 일반 면에 비해 스포츠 섬유소재는 땀 흡수나 증발 속도가 탁월해 연료인 땀 공급이 훨씬 원활하다. 또 바람이 없는 환경보다 나뭇잎이 약간 움직일 정도의 실바람에 해당하는 0.8 ㎧의 바람이 불면, 에너지 발생 효율이 더 높아졌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 연료전지는 땀에 있는 포도당을 원료로 해 전기에너지로 전환 할 수 있다. 서강대 박정열 교수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 연료전지는 땀에 있는 포도당을 원료로 해 전기에너지로 전환 할 수 있다. 서강대 박정열 교수 제공
연구진은 연료전지의 모든 구성요소를 섬유로 설계했다.

연료전지의 구성은 글루코즈 산화효소(GOD)가 코팅된 카본섬유를 산화 전극으로 프러시안 블루 나노입자와 다중벽 탄소나노튜브가 기능화된 카본섬유를 환원 전극으로 활용했다. 이는 섬유 내 마이크로 채널의 형상을 모세관 유동과 증발속도를 제어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땀이 공급되는 구조로 만든 것이다.

섬유 소재의 모세관 흐름에 의해 땀이 공급되면 땀 속 글루코스가 전자를 만들고, 이 때 함께 생성된 과산화수소가 나노입자와 반응해 전기를 만드는 원리다.

연구진은 "모든 소재가 섬유 기반으로 만들어져 전통적 대량생산성을 갖춘 섬유 제조 기술에 적용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9월 24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