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민선 7기 막바지에 마무리된 기본설계 후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2배 불어난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이 민선 8기 시정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시절 대전시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업비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창수 전 국회의원(㈔도시공감연구소장)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달릴 수 있을까?’를 주제로 지난 22일 대전대 둔산캠퍼스에서 열린 도시공감연구소·목요포럼 주최 시민 대토론회에서 “대전 트램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일 이장우 시장 취임으로 활동이 끝난 인수위원회 보고 과정에서 기본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기존 7492억원에서 1조4837억원으로 2배 늘어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대전 트램, 판도라의 상자인가?’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물가·지가 인상, 급전 방식 변경(유·무선 혼합), 구조물 보강 및 지장물 이설, 테미고개 지하화 등이 증액 이유인데, 문제는 사업비를 기존대로 인수위에 보고했다가 사흘 후 2배 늘어난 액수로 다시 보고해 그동안 시가 이를 감춰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대목”이라며 “전임 허태정 시장 체제에서 예타를 면제받기까지 고의적인 사업비 축소 등 이제껏 숨겨왔던 게 불거져 나온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사업비 대폭 증액으로 기획재정부로부터 사업 적정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해 당초 목표였던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춰졌던 개통 시기가 또다시 2028년으로 늦춰지게 됐다. 그것도 재조사 통과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현재로선 사업 자체가 불투명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일각에선 차제에 트램 건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선 3기 대덕구청장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은 “대전 트램 건설계획은 2014년 12월 확정 발표 후 8년간 허송세월을 하며 갈지자걸음을 해왔음에도 비판의 무풍지대에 있었다. 지역 국회의원들이나 구청장 등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침묵했다. 비판은커녕 자기 지역에 노선을 연장해달라는 로비성 행보를 하기에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역언론이나 시민사회단체도 사실상 이에 가세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계, 지역언론의 ‘침묵의 삼각동맹’, ‘침묵의 카르텔’이 도시를 지배했다”며 “이제라도 다시 건강한 담론이 지배하는 숙의민주주의가 작동돼야 한다. 백년대계인 도시철도건설사업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시 조철휘 트램도시광역본부장은 지난 21일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트램 총사업비 2배 증액과 관련한 국민의힘 송활섭 의원(대덕구2)의 질의에 “대한민국에서 트램 건설을 처음으로 하다 보니 축적된 자료가 없고, 예측이 정교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조 본부장은 “당초 계획보다 15% 이상 사업비가 증액될 경우 기재부로부터 적정성 재검토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약 9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2027년을 목표로 했던 개통 시점을 1년 연장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는데,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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