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자국을 경유하는 한국과 일본인에 대한 비자 면제 제도를 중단했다. 또 긴급한 사유로 현지에 도착해서 발급받는 비자도 잠정 중지했다.
국가이민관리국은 최근 소수 국가가 중국 국민에 대한 차별적 입국 제한 조치를 실시한 것에 대해 이날부터 이런 조치를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경유 비자면제 제도는 여객기, 선박, 기차 등 국제노선을 이용해 중국을 거쳐 제3국 또는 지역으로 가는 경우 72시간 혹은 144시간 동안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 소식통은 사견임을 전제로 경유 비자면제 제도에 대해 "각 나라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이 발표한 조치는 공항 밖으로 나와서 관광을 하라고 프로모션한 제도를 잠정 중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4시간 이내에서 비자 없이 중국을 경유하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착비자는 △인도주의적 사유로 긴급 입경하는 외국인 △초청받은 긴급 비즈니스·보수 공사 △기타 긴급한 사유의 경우 중국 정부가 지정한 공항·항구·기차역에 도착해 신청할 수 있는 비자를 일컫는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에 대한 후속 상응 조치로 중국은 이 같은 혜택을 일시적으로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편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공무·긴급 비즈니스 등의 이유로 중국에 와야 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중국이 이미 정책을 마련했다”면서 한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중단 조치의 예외 인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차원에서 지난 2일부터 31일까지를 1차 시한(연장 가능)으로 대중국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도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 등의 목적으로는 발급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반면 주한중국대사관은 “주한중국대사관 및 총영사관은 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 사정을 포함한 한국 국민 중국 방문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는 맞대응 조치에 예외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대등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해온 만큼 중국의 비자 발급 중단이 한국의 조치와 대등하려면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의 비자 발급은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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