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현장] "폭력 사태 일어나선 안 돼"...탄핵선고 D-1 집회 참석자들의 다짐

김동규 기자,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3 16:17

수정 2025.04.03 16:17

탄핵선고 결과 어찌 되든 평화 집회 이어갈 것
3일 오전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앞 교통섬에 붙어 있는 포스터. 사진=김동규 기자
3일 오전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앞 교통섬에 붙어 있는 포스터.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가 인접해 있는 수도권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인근 교통섬. 이곳에는 "반국사 세력이 자유 우파 시민들을 목표할 가능성 높음"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어있다. 포스터에 적힌 내용은 이렇다. 진보 세력이 오는 4일 헌재 인근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키고 싶어 보수 세력을 이용할 것이다. 보수 세력들은 이에 이같은 진보세력의 '덫'에 걸려들지 말고 조심하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헌재 주변에는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폭력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자신들의 경우 안전한 집회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탄핵심판 선고일인 오는 4일 헌재 인근에서는 탄핵 찬성·반대 세력들이 대규모로 운집할 예정이다. 헌재를 기준으로 동쪽과 남쪽에는 탄핵 반대세력들이 서쪽에는 탄핵 찬성세력들이 모일 계획이다.

폭력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해 19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 물리적 공격을 가한 일이 있었다.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집회 참석자들은 하지만 자신들의 경우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평화롭게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만난 A씨(79)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무슨 이유에서 경찰을 때리고 기자를 때리고 물건을 부순다는 말이냐"며 "저쪽(탄핵 찬성세력)은 몰라도 우리는 평화롭게 집회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만난 박모씨(63)은 "진보 측에서 보수들이 폭력 사태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북한과 다름 없는 행동"이라며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사람을 모략하는 것은 수준급"이라고 소리쳤다.

그럼에도 폭력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탄핵 찬성 집회에서 만난 박모씨(70)은 "내일 안전이 좀 걱정된다"며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고 최대한 평화로운 집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목에 두른 파란색 목도리를 만지작거렸다.

3일 오전 이른바 '진공 상태'인 헌재 앞 도로. 사진=정경수 기자
3일 오전 이른바 '진공 상태'인 헌재 앞 도로. 사진=정경수 기자
경찰은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 당장 이날 기자가 찾은 헌재 앞에는 경찰 버스들이 도보와 인도 사이에 주차돼 차벽을 형성하고 있었고, 15m 간격으로 경찰관들이 배치돼있었다.

경찰은 헌재를 기준으로 반경 150m 공간을 이른바 '진공 상태'로 만들었다. 150m 밖에 차단선을 설치해 사람의 통행을 막는 방식이다. 폭동의 발생 여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또 전국에 갑호 비상을 발령해 치안이 위험할 시 경력을 전부 동원할 방안도 강구 중이다. 탄핵 찬성세력과 탄핵 반대세력이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것도 막기 위해 광화문 일대에 '완충 공간'도 설치한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이날 오전 헌재 앞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폭력과 손괴 등 묵과할 수 없는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헌재를 비롯해 주요 시설에 대한 안전 확보와 주요 인사 등에 대한 신변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정경수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