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봄 날씨, 4월 초여름 기온
4월에 초여름 날씨라니. 초여름 날씨를 보인 2일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더위에 외투를 벗어 팔에 걸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올해 4월, 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치솟으며 초여름 날씨를 보였습니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난 기온 변화가 아니었는데요. 스페인, 독일 등 유럽과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도 이례적으로 4월에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올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호우와 태풍도 예년보다 잦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상황입니다.
지난 14일 서울 낮 기온은 29.4도로 역대 4월 중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습니다. 독일에서도 4월 기준 낮 최고 기온이 관측 이래 처음으로 30도를 넘었으며, 스페인은 무려 40도에 육박하는 이례적인 고온이 나타났습니다. 기상 기후 전문가들은 4월에 발생한 이상 고온의 원인을 지구온난화와 지난해 강하게 발달했던 엘니뇨에서 찾고 있습니다.
사막의 나라, 두바이에 홍수라니?
두바이에 폭우가 내려 거리가 물에 잠겼다. 가로수인 야자수가 을씨년스럽다. ⓒ사진 뉴스1
지난 4월 16일, 사막 한복판에 건설된 도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12시간 동안 1년치 비가 쏟아지며 도로 등이 물에 잠기고 활주로가 침수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내린 엄청난 양의 비로 운전자들은 도로에 차를 버리고 대피하고 두바이 공항에서 출발하는 수십편의 항공기가 지연 또는 결항되었습니다. 두바이는 덥고 건조한 사막 기후로 연평균 강우량이 100mm 미만인데요. 평소 강수량이 적어 이번처럼 기록적인 폭우에 대응할 기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홍수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기상기여조직(WWA)에서는 아랍에미리트와 오만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가 기후 변화 영향으로 약 10~40% 강해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WWA 연구원은 "엘니뇨나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이 정도로 거센 비가 내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둘 모두를 이번 이상 기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WWA는 이번 같은 사태가 대략 25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오만의 국민 80%, 아랍에미리트 국민 85%가 돌발홍수 위협에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