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추첨이 끝나고 국내 여론은 가나를 16강 진출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상대로 지목했습니다. 가나의 피파 랭킹은 61위, 본선 진출 국가 중 최하위로 포르투갈이나 우루과이에 비해 승리하기가 용이할 것이라는 예상에서였죠. 방심은 금물이라는 여론도 뒤따랐습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같은 아프리카 국가인 알제리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경험과 6전 3승 3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는 가나와의 상대 전적 때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 직후 치뤄진 포르투갈전에서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턱밑까지 추격했던 가나 대표팀이기에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었습니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FC)' 선수가 우루과이전에 이어 가나전도 출전하지 못하는 가운데, '김민재(SSC 나폴리)' 선수도 1차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확실하다고 알려졌습니다. 경기력 외적으로 우려되는 요소도 있었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일관성이 없는 판정을 내려 악명을 떨치던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 한국과 가나의 경기 주심으로 배정되었다는 사실에 팬들은 걱정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vs 가나 전반전
우루과이전 무승부로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카타르월드컵 직관을 떠난 팬들도,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광화문 등에서 거리 응원을 나선 팬들도, 치맥과 함께하는 '집관'을 선택한 팬들도, 전 국민이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가나전에서 승리하고 이어질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포르투갈이 승리한다면 대한민국은 승점 4점 (1승 1무)로 조 2위에 올라 16강 진출의 초석이 마련되는 상황이었죠.
한국 시간 오후 10시에 시작된 경기. 좋은 경기력으로 주도권을 가지고 온 대한민국 대표팀의 모습에 긴장하던 팬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전반 24분 가나의 프리킥 상황에서 '안드레 아예우(알사드 SC)'에 맞고 튀어나온 공을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 FC)'가 슈팅으로 연결, 가나가 먼저 득점에 성공합니다. 선제골 득점 과정에서 '아예우'가 '핸드볼 파울'을 저지른 것이 아닌지 VAR 판독이 진행되었으나 '앤서니 테일러' 심판은 의도하지 않고 손에 맞은 것으로 판단, 가나의 득점을 인정했습니다. 하프타임 이전,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대표팀은 분전했으나 가나의 골망을 흔드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선제골 이후 10분 만에 '모하메드 쿠두수(AFC 아약스)'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전반전을 '2 대 0'으로 마감했죠.
28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전 멀티골을 넣은 대한민국 '조규성' 선수 ⓒ 뉴스1 2022년 11월
대한민국 vs 가나 후반전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우루과이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나상호(FC 서울)' 선수가 투입되었고 이어서 '이강인(RCD 마요르카)' 선수도 투입됩니다. 후반 12분, '이강인' 선수의 크로스를 '조규성(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가 정확한 헤딩으로 득점, 추격의 불씨를 살립니다. 그로부터 5분도 채 지나지 않은 후반 16분, '김진수(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가 골문 방향으로 올린 크로스에 '조규성' 선수가 날아오르면서 헤딩, 동점골을 만들며 경기는 순식간에 원점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빠른 시간에 선수들이 보여준 놀라운 집중력과 투지에 팬들도 한마음 한뜻 역전을 기대하며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다시 찾은 균형을 깨는 건 가나였죠. 후반 23분 '쿠두수'가 두 번째 득점에 성공하며 스코어는 '2 대 3' 가나가 다시 앞서갑니다. 대한민국은 '황의조(올림피아코스 FC) 선수'를 투입하며 다시 추격에 나섰습니다. 여러 차례 기회가 찾아오는 듯했으나 수비벽을 세우고 굳게 닫은 가나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10분의 추가 시간이 약 10초 남기고 코너킥을 얻어낸 대한민국.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며 대표팀의 마지막 찬스를 무산시킵니다.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 종료 휘슬을 분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벤투' 감독이 강력히 항의하자 레드카드를 꺼내고 있는 모습 ⓒ 뉴스1 2022년 11월
득점 여부에 따라 경기의 결과가 바뀔 수 있고 직접적인 찬스 상황이 진행 중이라면 오히려 추가 시간을 넘기더라도 기회를 주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나전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이례적인 결정에 어쩌면 무승부를 기록할 기회조차 잃은 대한민국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선수들 그리고 지켜보는 팬들도 분노를 감출 수 없었습니다. '엔서니 테일러' 주심은 항의를 위해 다가온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