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30 세대들의 쓴소리를 듣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과 소통하겠다고 하면서 친문 성향의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에펨코리아 커뮤니티 유저 여러분을 찾아뵈려고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저에 대해서 가장 많은 비판을 하는 사이트인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진짜 용기를 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국회의원도 특별할 거 없고, 진짜 별 거 없다. 다 사는 것이 비슷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엄청 난해하고 심각한 법안 가지고 치열하게 고민하기도 하지만, 또 편한 시간에는 가끔 베틀넷에 접속해서 스타도 하고 롤도 한다. 나이는 좀 먹었지만 20살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더 가깝게 소통하고 민주당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솔직하게 갑자기 확 바뀌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잘 아시는 것처럼 당내 상황도 있고, '에펨코리아' 유저분들이 고민하시는 것처럼 여러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듣고 싶다. 바꿀 수 있는 작은 것들이 있으면 바꿔나가고, 민주당 내에 의원님들 생각을 조금씩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생각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김 의원이 김어준씨가 만들면서 친문 커뮤니티로 유명한 딴지일보에도 글을 남겨 에펨코리아 가입을 당부했다는 점이다. 에펨코리아 회원들과 소통할 때 자신을 지원해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딴지일보에 “에펨코리아를 포함해서 에브리타임 등등 여러 사이트에서 직접 소통하고 정말 우리 당이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나가겠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말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딴게이(딴지 회원) 선배님들께서 말씀해주신 에펨코리아를 비롯해서 여러 커뮤니티 소통 창구를 함께 하겠다. 다들 가입해달라, 필수!”라고 글을 적었다.
이에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공식입장을 내고 “펨코(에펨코리아)에 좌표 찍기하지 마시길 바란다. 상식적으로 정치인이 소통을 명목으로 타 사이트에 좌표 찍는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며 당분간 회원 가입을 막는다고 밝혔다. 딴지일보 등 친문 커뮤니티 회원들이 새로 유입되면서 에펨코리아 내 정치적 분쟁이 커질 가능성을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실제 에펨코리아 회원들은 김 의원을 향해 “여론조작하려고 화력지원 요청하고 가입해서 자기글 동조해달라다가 실패했네”, “소통하자면서 좌표 찍는 건 뭐하는 짓이지?”, “민주당은 진짜 왜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비호감이냐”, “이제 와서 구역질 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