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 CNN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다. 가칭 'CNN+'로 불리는 새 스트리밍 서비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앤더슨 쿠퍼와 돈 레몬 등 CNN의 유명 앵커들이 참여하는 새 뉴스쇼를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CNN 입장에선 일종의 경영자구책이다. 대선이 끝난 뒤 올해 초부터 주요 방송사들의 시청률과 트래픽이 급락한 게 그 배경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 뉴욕타임스(NYT) 등 주류 언론과의 불화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CNN과의 반목이 가장 두드러졌다. 트럼프가 당선 후 첫 회견에서 러시아 스캔들을 보도한 CNN을 겨냥, 현장에 있던 소속 기자에게 "당신 회사는 완전 가짜야"라고 소리친 일화가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트럼프와 사사건건 부딪친 CNN은 그의 집권 3년째인 2019년 시청자 수 530만명이라는 공전의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성공적인 '적대적 공생' 덕분일까. 당시 미국 미디어 업계에선 "트럼프가 비공식 최고마케팅책임자(CMO)"라는 조크가 오르내렸다. 하지만 대선 후 트럼프의 트윗이 중단되면서 CNN뿐 아니라 워싱턴포스트(WP)까지 포함한 주류 미디어들 모두 울상이다. 공격적 반트럼프 보도를 쏟아내던 매체들이 집권자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무뎌지자 구독자 감소와 시청자 이탈로 이어지면서다.
'포스트 트럼트' 시대 미국 매체들의 쇠락을 보면서 억강부약(抑强扶弱)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된다. 즉 강한 쪽을 감시·견제하고, 약자를 북돋우는 게 언론의 존립 메커니즘이란 사실이다. 최근 시청률 하락세를 겪고 있는 공영방송 등 국내 미디어 업계도 곱씹어봐야 할 경구일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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