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귀 명창'으로 알려진 박준희 아이넷방송 회장(사진)은 6일 "흘러간 세월을 떠올릴 때 항상 배경에 깔리는 것은 그 시절 함께한 대중음악"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트롯'과 '내일은 미스트롯' 성공은 트로트의 새로운 유행이기도 하지만 트로트를 즐기던 그 시절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는지 보여주기도 한다고 로타리코리아 3월호 인터뷰에서 대중가요에 대한 소견을 통해 피력했다.
명창이 몇 시간 동안 노래 부를 수 있는 것은 앞에 흰 두루마기를 입은 청자가 있기 때문이며, 청자 중에서도 고수는 명창보다 위라 할 수 있고 고수 위에 귀 명창으로 그는 노래를 듣고 좋고 나쁨을 아래위 좌우로 고개를 흔들어 표현하므로 박 회장은 백석의 나타샤, 자야와 같은 귀명창이고 싶었다고 했다.
'귀 명창'은 '귀가 명창'이라는 뜻이다. 판소리를 즐겨 듣는 사람 중에서도 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귀 명창이 있는 곳에 명창이 있다는 말은 귀 명창이 좋은 명창을 찾아 발굴한다는 의미다. 귀 명창이 되고 싶다는 말처럼 박 회장은 대중가요를 발굴하고 알리기 위해 지금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 회장은 어려서부터 남다른 음악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가 걸음마 때부터 콩쿠르나 리사이틀 공연을 경험하고 그의 외삼촌은 풍금, 아코디언, 피리, 꽹과리를 잘 다뤄 '노들강변'이라고 불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모도 콩쿠르에서 여러 번 상을 받은 음악인 가족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귀 명창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어머니는 노래 듣기를 좋아하셨다고 한다. 라디오와 전축을 거의 종일 틀어놓고 살았고, 그때는 라디오나 전축이 있는 집이 많지 않았는데 노래를 들으려고 동네에서 TV도 가장 먼저 샀을 정도로 일종의 대중가요에 대한 조기교육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박 회장의 삶에서 음악은 꿈이자 삶의 의미이며 목표였다. 청력이 나빠질 정도로 전축과 워크맨을 끼고 살았고, 한일 음악교류협의회 등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2002년 성인가요 중에서도 트로트를 주로 다루는 음악 전문 채널 아이넷TV방송을 개국하기에 이르렀다.
2000년대 초반은 트로트가 서서히 잊혀가는 때 박 회장은 대중가요 방송을 시작한다고 알리자 주변에서는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회생했다. 그 당시에는 트로트를 부르면 얕잡아 보는 시기로 가수들도 공연이나 방송 등 무대에 오를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KBS 가요무대 정도가 트로트 명맥을 잇고 있었다.
박 회장은 과감하게 사업을 시작해 경인방송(ITV)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채널사용사업자(PP)로 방송을 시작했다. 2005년에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위해 SD중계차를 도입했으나 처음에는 시청률이 매우 저조했지만 박 회장은 확고한 신념으로 성인가요.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제작하는 동안 2년 정도 지나고서는 사람들이 귀와 눈에 익숙해지면서 계속 시청률이 오르고 시청률에 힘입어 중계차도 HD 중계차와 카메라 등 모든 제작 시스템을 HD 장비로 교체, 전국 각지에서 행사도 진행하며 지금의 아이넷TV방송으로 도약시켰다.
박 회장의 열정으로 아이넷TV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작역량평가 우수등급 방송사로 7년 연속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아이넷TV방송은 가요110년사 향수, 성인가요 콘서트 국내편 등 500회 연속 방영한 프로그램을 20여개나 보유하고 있다. 자체 제작하는 대형 콘서트 행사도 성인가요 콘서트, 가요사랑 콘서트, 스타쇼 등 30종이 넘는 프로그램을 자체제작을 통해 잊혀가는 대중가요를 알리고 보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 바로 가요 110년사 향수 프로그램이다. 제작팀은 1907년부터 발표된 우리 가요 5000여 곡의 음원을 디지털로 복원하고 노래의 의미와 시대 배경을 알아볼 수 있도록 음원 발표 당시 생활 영상, 신문기사, 각계 전문가와 시청자 인터뷰 등을 담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대한민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집대성한 가요 110년사 향수로 아이넷TV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표창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모두 휩쓴 최초의 방송사로 기록됐다.
박 회장은 대중가요에 일제강점기와 분단이 남긴 역사의 생채기와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다고 강조하며 일제강점기 일본 가미카제 특공대원 중에 조선인도 많았으며 일본 야마구치현에 있는 한 선술집 벽에는 자신을 조선인이라고 밝히며 적어둔 아리랑과 당시 우리나라 유행가 가사가 지금도 남아 있다고 들여줬다.
박 회장의 다음 목표는 해외 동포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으로 케이팝(K-Pop)과 트로트를 함께 알리겠다는 포부다. 그는 우리나라 5000만 국민 중 전 세계 에 나가있는 동포가 750만명 정도로 아이넷TV방송은 앞으로 전 세계에 K-Pop과 트로트가 울려 퍼지는 그날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해외에 있는 동포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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