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잘 나가는 해외 패션 판권, 어떻게 가져올까

뉴시스

입력 2022.07.24 08:58

수정 2022.07.24 08:58

기사내용 요약
-OTB 직진출 선언에 해외 패션 판권 보유한 국내 업체 촉각
-해외 판권 VS 자체 브랜드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아미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사진=삼성물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미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사진=삼성물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메종 마르지엘라와 마르니, 질샌더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패션그룹 OTB가 한국 시장에 직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의 판권을 사들여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는 패션업체들이 이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은 일명 ‘신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패션 브랜드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기존 해외 명품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국내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높은 '준명품급' 브랜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이 전개하는 아미, 톰브라운, 메종키츠네가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메종 마르지엘라, 사카이, 알렉산더왕도 신명품으로 꼽힌다.

LF의 이자벨마랑, 오피신제네랄, 조셉 등도 대표적이다.

이들은 해외 패션 브랜드로, 국내 패션 업체들이 판권을 사와 국내에서 판매한다. 일정 기간 계약을 맺고 국내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인 만큼 본사와의 관계에 따라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고, OTB 사례처럼 계약 기간을 끝낸 본사가 국내 직진출을 선언할 수도 있다.

해외 패션 브랜드의 판권 계약을 맺는 형태는 다양하지만, 크게 2가지로 나뉜다.

국내 패션업체가 이미 전개 중인 해외 패션 브랜드의 판권 계약 기간이 끝나면 뒤이어 해당 브랜드 판권을 사들이거나 해외 시장 조사를 통해 다른 브랜드를 발굴하는 형태다.

업계 관계자는 "탐나는 브랜드의 경우 계약 기간이 끝날 즈음 업계에 소문이 돈다"며 "소문을 듣고 해당 브랜드에 먼저 러브콜을 보내기도 하고, 브랜드가 더 좋은 파트너를 직접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조사를 통해 새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에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

LF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에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비이커, 10 꼬르소 꼬모 등 편집숍을 해외 브랜드 발굴 창구로 활용한다. 편집숍에서 새 브랜드를 전개하며 사업성과 수익성을 확인하고, 검증된 브랜드는 독점 계약을 맺고 사업을 강화하는 수순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편집숍 분더샵도 비슷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패션 업체의 능력으로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해외 패션 브랜드가 계약이 끝난 후 직진출을 선언하는 경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했던 코치, 지방시, 돌체앤가비나가 그런 경우다. 두산이 해외 판권을 사들여 판매했던 폴로 역시 대표적인 국내 직진출 사례로 꼽힌다.

국내 패션 업체들이 발굴해 육성한 브랜드가 직진출을 선언하는 경우, 계약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열심히 키워 놓은 브랜드가 한 순간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되면 국내 패션 업체 입장에선 매출 타격이 크다.

이번 OTB그룹은 2024년 상장을 목표로 덩치를 키우기 위해 직진출을 선언했다.

앞으로 직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브랜드 중 메종 마르지엘라, 질샌더, 마르니, 디젤로 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 중인 브랜드만 4개에 달한다. 그 만큼 업계에서는 OTB그룹의 직진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고 브랜드를 어떻게 전개할 지에 대해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직진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외 판권 브랜드로 얻은 수입을 자체 브랜드 육성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판권 브랜드는 자체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는 자본력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며 "단 직진출 선언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탄탄한 자체 포트폴리오를 함께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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