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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잿더미 우크라이나에 '제2 한강의 기적'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7 18:09

수정 2023.07.17 18:09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국의 재건 지원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 및 폴란드 방문 중에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면서 이 같은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년 반 지속된 전쟁의 참상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가에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우리는 한국전쟁에서 주권 침탈의 시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경험을 뼈저리게 겪었다. 더구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나라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전쟁으로 고통을 겪는 국가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할 명분이 있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일을 해야 하는 사명을 짊어진 국가다.

양국이 협의한 내용은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이다. 안보 지원은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당장 필요한 조치다. 나아가 안보 지원은 우리나라 방위산업 경쟁력 확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국방비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한국의 방산역량이 주목받으면서 우리나라가 오는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에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오는 2027년이 되면 방산 관련 고용이 2021년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방산 수출이라 하면 전쟁을 부추기는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국방의 힘을 갖춰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한국전쟁뿐만 아니라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이런 교훈을 남기고 있다.

재건 지원사업도 한국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분야다. 러시아의 무차별적 폭격으로 우크라이나는 공항과 인프라 및 도시가 황폐화됐다. 폐허 속에서 일군 한국 경제의 기적을 배우려는 나라들이 많다.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한국의 노하우를 접목하는 게 효과적이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규모가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제2의 마셜플랜'으로 불릴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이야말로 우리가 1순위로 나서야 할 분야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상호 호혜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인도적 지원이야말로 양국의 깊은 신뢰를 쌓을 수 있다.
'한강의 기적'이 우크라이나에서 재연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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