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北, 시장 통제로 북한 돈주 약 70~80% 몰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2 15:24

수정 2023.11.02 15:50

북한북부 도시...중국 의류, 신발, 비누, 칫솔 등 사라져
집에서 가공한 빵, 떡, 의류품 일부 외 장마당 매대 포기
북한 올 감자, 옥수수 작년보다 좋아 평년보다 좋아진 편은 아냐
북한 8월 초 '외화사용 금지와 식량 등 등록 없이 유통 금지' 포고령
[파이낸셜뉴스]
평양 시민들이 한 상점에서 음식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 홈페이지 캡처
평양 시민들이 한 상점에서 음식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 홈페이지 캡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일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북한 내부의 취재협조자를 통해 들여다 본 최근 북한 시장의 모습을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는 북한 당국의 단속과 통제 강화로 정보의 공유가 차단돼 평양과 평안남도에선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평안북도와 양강도, 함경북도 등 북한 북부지방 도시의 시장 상황을 전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북한 시장이 많이 활성화돼 중국 물건부터 한국 물건까지 판매할 정도로 없는 물건이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 북한의 시장은 중국 의류나 신발, 식기, 비누부터 칫솔, 치약 등은 거의 다 사라진 상태로 완전히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지방 도시의 시장은 코로나 이전엔 아주 다양한 물건들이 시장을 점유할 정도였는데, 북한 시장에 대한 당국의 단속과 통제가 많이 강화돼 지금은 판매하는 사람과 손님도 많이 줄고 장사가 잘 안돼 장마당 매대를 포기한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북한 여성이 옷을 구매한 뒤 위안화로 값을 지불하고 있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 홈페이지 캡처
북한 여성이 옷을 구매한 뒤 위안화로 값을 지불하고 있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 홈페이지 캡처
■북 올 3월부턴 시장에서 밀가루, 콩, 감자, 백미과 옥수수 판매 금지

북한의 정책에 따라 시장에선 일부 국산품(북한산)으로 주로 야채나 일부 식품들, 빵이나 떡, 과자, 집에서 가공한 의류품 일부를 판매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국영상점에서 판매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선 물건이 많이 팔리지 않는단 얘기다.


이어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시장에선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1월 이후 국영 양곡판매소에서 식량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많이 통제했지만 그래도 시장 거래가 아주 금지된 건 아니어서 2022년 말까지는 시장에서 백미와 옥수수 판매를 볼 수 있지만 올해 1월부턴 북한 북부 지방에서는 공식적으로 판매 금지가 됐다고 봤다.

그는 지난 달 31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올해는 감자가 대풍작으로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감자농장에서는 농장원들이 감자로 배급을 받았다. 10월엔 20일분 또는 30일분의 감자를 노동자들에게 배급해 쌀과 옥수수를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북한 개성시 골목길에서 과일과 채소 등을 파는 북한 주민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 홈페이지 캡처
북한 개성시 골목길에서 과일과 채소 등을 파는 북한 주민들. 사진=자유아시아방송(RFA) 홈페이지 캡처
■경제활동 제한 조치 등으로 돈주 약 70~80% 몰락

이시마루 대표는 8월 초 북한에선 ‘외화 사용 금지’와 ‘식량과 여러 물건을 개인이 등록 없이 유통하면 안 된다’는 국가 통제 포고문이 나와 북한 주민들에게 매우 큰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포고문은 시장 주변에 이른바 ‘메뚜기장’이라 불리는 소규모 장사꾼조차 등록하지 않으면 다 몰수되며 ‘죄가 무거울 경우 사형에까지 처한다’는 경고가 포함돼 있어 개인 유통이나 장사가 크게 위축됐다.

북한 국영 공장에서 생산한 것은 직접 시장에서 팔지 못하게 하고 집에서 만든 과자나 떡 농민들이 직접 시장 근처에 와서 판매하는 채소나 감자 등도 승인받고 판매하는 실정이라고 이시마루 대표가 전했다.

특히 과거 코로나 이전 돈을 많이 벌었던 북한 돈주들의 코로나19 이후에는 방역 조치에 따른 통제와 경제활동 제한 조치 때문에 현금 수입이 급감해 돈주의 약 70~80%는 몰락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국영 공장에서 생산한 물건을 국영 상점에 넘기거나 이걸 위탁판매 또는 유통하는 장사 밖에 남지 않아 돈벌이가 안 돼 거기서도 많이 철수했다고 그는 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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