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민 25만여명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극우 반대 시위에 나섰다.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RN)이 이번 조기 총선에서 의회 1당으로 올라서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다.
현재 여론 조사에서는 르펜의 RN이 하원 의석 577석 가운데 절반에 근접한 27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각 노조와 반인종차별주의 그룹, 학생 단체, 신좌파 연합 정당들이 RN의 부상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앞서 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은 사상 최대 의석을 확보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스 내무부 발표를 인용해 이날 시위에 약 25만4000명이 참여했다면서 이 가운데 7만5000명은 파리에서 시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극좌 성향의 노조연맹 CGT는 시위에 참여한 인원이 내무부 통계의 2배가 넘는 64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CGT는 파리에서만 25만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낭트, 리용, 릴 등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가 150건을 넘는다.
여론 조사 흐름으로 볼 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9일 조기 총선 승부수가 자칫 극우 집권의 물꼬를 트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지만 이번 시위로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RN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와 극우의 부상을 견제할 것이란 기대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의 도박이 승리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2002년에도 RN이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고 결선 투표에 오르자 프랑스 전역에서 약 150만명이 시위에 나서 RN의 집권을 막은 적이 있다.
마크롱의 승부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기대한 효과를 내고 있다.
당초 극우, 마크롱의 중도파와 3파전을 치르면서 급부상하던 신좌파 연합이 마크롱이 기대했던 것처럼 와해되고 있다. 신좌파 연합에서 이탈한 표는 마크롱 연정에 참여하는 중도 좌파에 흡수될 전망이다.
유럽의회 선거와 조기 총선 계획 발표 뒤 급속하게 뭉쳤던 신좌파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구심점이 흩어지고 있다.
한편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극우 집권 우려 속에 지난주 6% 넘게 급락하며 시가총액 1500억유로(약 222조원)가 사라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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