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압과 장 환경에 따라 방귀 자주 나올 수도
하루 30번 이상 방귀 뀌면 장내 균형 문제 있어
하루 30번 이상 방귀 뀌면 장내 균형 문제 있어

[파이낸셜뉴스] 장거리 비행 중 기내에서 방귀가 유독 많이 나온다고 느낀다면, 이는 비행기의 기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장내 환경에 따라 방귀가 나오는 횟수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 호주 뉴스닷컴 주간 건강 칼럼을 게재 하고 있는 잭 터너 박사(Dr. Zac Turner)가 비행기에서 방귀가 더 자주 나오는 이유와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방귀 더 자주 나오는 이유…기내식 때문 아냐
잭 박사에 따르면 기내에서 방귀가 더 자주 나오는 것은 단순히 기내식 때문이 아니다. 비행기의 기압 변화가 장 내부의 가스를 팽창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는 장을 하나의 풍선으로 비유했다. 그는 "지상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비행기가 3만5000피트(약 10.6km) 상공까지 상승하면 기내 기압이 낮아지면서 장 내부에 갇힌 공기가 팽창할 공간이 많아진다. 이때문에 복부 팽만감이 심해지고 방귀가 자주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기내 기압이 낮아질수록 소화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게 되고, 결국 방귀 배출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기압 외에도 사람마다 장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비행기에서 더 많은 방귀를 뀌는 경향도 있다.
잭 박사는 "콩, 브로콜리, 유제품, 고당분 디저트 같은 음식은 장내 가스를 많이 생성한다. 이런 음식들은 소장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하면서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돼 더 많은 가스를 생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내에는 수십억 개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으며, 개인의 장내 세균 균형에 따라 방귀 발생량이 달라질 수 있다.
잭 박사는 "어떤 사람들은 장내 세균이 소화 과정에서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지 않지만, 어떤 사람들의 장내는 마치 '난장판이 된 리얼리티 TV 쇼'처럼 가스를 과도하게 생성하는 박테리아가 많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장 질환도 영향 있을 수 있어
그런가 하면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셀리악병 또는 유당불내증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특정 음식을 소화하는 능력이 떨어져 더 많은 가스를 생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방귀 횟수를 체크해보는 것이 장 건강을 확인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잭 박사는 "평균적으로 하루 14~23회 방귀를 뀌는 것이 정상이다. 만약 하루 30번 이상 방귀를 뀐다면, 이는 장내 균형이 깨졌거나 특정 음식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방귀 횟수뿐만 아니라 복부 팽만감, 불편함, 소화 문제가 있다면, 단순한 소화 문제가 아닌 다른 건강상의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유난히 방귀 냄새가 심한 사람은 장내 환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잭 박사는 "유당불내증이나 과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은 음식이 완전히 소화되지 않아 더 악취가 심한 방귀를 배출하는 경향이 있다. 장내 박테리아 균형도 무너져 황(sulfur) 함유 가스를 과도하게 생성하면, 방귀 냄새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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