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희뿌연 하늘… 마음까지 우울해지네 [Weekend 헬스]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4 04:00

수정 2025.03.17 10:58

환절기 불청객 초미세먼지
대기오염 노출되면 도파민 분비 줄어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
공기질 안좋을 땐 'KF 마스크' 쓰고
사용기한 지나지 않았는지 체크를
외출후 생활습관도 건강관리에 중요
물 충분히 마셔 목 점막 씻어주고
이물질 직접 닿는 부위 눈·코·입은
깨끗히 닦아 감염·2차질환 대비해야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 지역이 먼지에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보인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인근 지역이 먼지에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희뿌연 하늘… 마음까지 우울해지네 [Weekend 헬스]
봄이 다가오면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3월은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달로 꼽힌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는 물론 눈과 피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권장되며, 귀가 후에는 코 세척과 양치질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눈 건강을 위해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로부터 몸을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 미세먼지, 신체와 정신에 치명적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은 심장 및 폐 관련 질환 등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망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천식 발작, 급성 기관지염, 부정맥과 같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서 오래 노출되는 경우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폐암 발생의 위험이 증가한다.

미세먼지는 체내에 들어오면 체내 여러 장기에 활성산소를 공급해 세포 노화를 촉진한다. 또 염증반응을 촉진해 조직 손상을 가져온다. 이러한 작용은 혈류를 따라 전신에서 작용하므로 미세먼지의 영향은 단지 호흡기에 그치지 않고 신체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는 초미세먼지가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진희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 SCIE 학술지에 발표했다. 초미세먼지 노출이 뇌의 시상하부에 산화 스트레스와 소포체스트레스를 유발해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실험동물(쥐)에 4주간 초미세먼지를 흡입시킨 후, 우울증과 연관된 행동 변화를 평가한 결과 무기력함과 동기 부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행동지표다. 특히 도파민 생합성의 핵심 효소인 티로신 수산화효소의 발현이 감소했다. 이는 도파민 신경회로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도파민은 행복과 동기부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이 감소가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초미세먼지가 뇌의 특정 부위인 시상하부에서 도파민 신경회로에 영향을 미쳐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대기오염 노출을 최소화하고 실내 공기 질의 적극적 관리와 미세먼지 노출 시 마스크 착용 등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마스크 착용 시 확인해야 할 것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황사가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의약외품 KF(Korea Filter)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의 입자 차단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분진포집효율 등 마스크에 대한 성능 평가 자료를 검토해 허가하고 있다. 입자 차단 성능에 따라 △KF80 △KF94 △KF99로 구분된다. KF80은 평균 0.6μ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 이상 걸러낼 수 있고 KF94, KF99는 평균 0.4μm 크기의 미세입자를 각각 94 %, 99 % 이상 걸러낼 수 있다.

KF 뒤에 있는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크지만, 숨쉬기가 어렵거나 불편할 수도 있어 입자성 유해물질의 발생 수준과 개인별 호흡량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마스크에도 사용 기한이 있다. 마스크 입자 차단 성능 등은 식약처에 허가(신고)된 사용 기한 내에서 유효하므로 사용 기한이 지난 마스크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도록 착용하고 틈이 없는지 확인해 안면에 완전히 밀착되도록 바르게 착용해야 한다.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댄 후 사용하면 밀착력이 감소해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마스크는 세탁하면 미세입자 차단 등 성능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세탁 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사용한 제품은 먼지나 세균에 오염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약외품 보건용 마스크로 허가받지 않은 제품을 황사·미세먼지 등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광고·판매하는 사례가 있어, 보건용 마스크를 구매할 때 제품 용기나 포장에 있는 '의약외품', 'KF' 표시와 식약처에 허가(신고)된 제품인지 확인 후 구입해야 한다.

■ 눈코입 지키는 생활 습관

외출 후에는 양치질을 하고, 목이 칼칼한 증상이 있는 경우 가글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목 안 점막이 건조해지면 미세먼지가 더 쉽게 달라붙기 때문에 하루 8잔(1.5L)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므로 다양한 색을 가진 과일과 채소 섭취를 통해 수분과 비타민을 보충해야 한다.

평소 알레르기비염이나 부비동염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가 코 점막을 자극해 점액을 증가시키고, 각종 알레르기 물질 때문에 평소보다 더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집에서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를 세척해 코 안에 남아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걸 권장한다. 미세먼지로 인해 증가한 비강 내 알레르기 물질 등이 씻겨 나가면서 비염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세먼지는 눈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실제 미세먼지 지수가 높을 때 알레르기결막염과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눈 조직 중 결막과 각막이 공기 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인데, 미세먼지 자체가 직접적인 감염을 초래하는 건 아니지만 결막과 각막에 닿으면서 알레르기성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이물감 때문에 심하게 비빌 경우 각막이 손상돼 2차적 질환인 각막염으로 번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외출 후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눈을 비비지 않고,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을 깨끗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 세척 시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1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 약 점안 시에는 눈꺼풀이나 속눈썹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렌즈보다는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부득이하게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소독 및 세정 관리를 철저히 하고, 8시간 이상의 장시간 착용은 피해야 한다.

아이의 경우 외출 후에 코나 목이 불편하다면 콧볼을 주위로 위쪽과 옆쪽의 영향혈 혈자리를 마사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건조함이 많이 동반된 상황이라면 스팀타월을 사용하면서 마사지를 하면 더 효과가 있다. 유아나 아이들은 코막힘이 심하면 코안에 가피 등이 생겨 파거나 긁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염증이 더 심해져 더 막힐 수 있으므로 콧속을 맨손으로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의료진들은 "외출했을 경우에는 귀가 후 샤워, 세수, 양치질을 통해 몸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눈과 코, 입은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부위이므로 세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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