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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신용평가 두 달간 진행…신평사도 "등급 하락, 몰랐을 리 없다"

뉴스1

입력 2025.03.18 05:30

수정 2025.03.18 10:00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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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왕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대위 임시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ABSTB) 피해자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3.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정희왕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대위 임시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ABSTB) 피해자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3.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김도엽 기자 = 지난달 신용등급이 강등된 홈플러스의 신용평가가 1월 3일부터 2월 25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에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실적 부진과 과중한 재무 부담 등을 지적하며 신용등급과 관련한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홈플러스는 지난 2월 1518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는데, 이는 최근 2년 새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과 기업회생 신청을 염두에 두고도 자금 조달을 늘려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의 ABSTB '사기 발행' 의혹에 초점을 두고 관련 증권사와 신용평가사로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국회 현안 질의에서도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언제부터 인지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사, 1월부터 홈플러스 정기평가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1월 3일부터, 한국신용평가는 1월 10일부터 홈플러스에 정기평가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홈플러스의 신용평가가 2월 한 달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월 초부터 평가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 한국기업평가는 2월 25일 홈플러스에 신용등급 하락을 통보했고, 홈플러스 측 요청에 따라 재심을 거쳐 27일 최종적으로 등급 하락을 확정했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에 신용등급 하락을 통보했으나, 재심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강등이 임박했던 2월 20일 신영증권과 820억 원 규모의 ABSTB 발행을 협의했다. 이후 신영증권은 2월 24일 현대카드·롯데카드에 ABSTB 발행 공문을 보냈고, 2월 25일 해당 ABSTB 발행이 완료됐다.

"신용등급 하락 몰랐다? 설득력 떨어져"

이같은 타임라인이 중요한 이유는,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ABSTB 발행을 지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들은 "신용등급 하락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홈플러스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평사가 아무런 경고 없이 갑자기 신용등급을 강등하면, 해당 기업과 시장에 큰 부담이 된다"며 "홈플러스에도 평가 과정에서 우려를 전달하고, 추가 보완 자료를 요청하는 등 상당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신용도가 우려되는 기업 관련 보고서에는 '신용도 부담'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기재한다고 설명했다. 즉, 홈플러스 측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홈플러스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의환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전날 국회 긴급 간담회에서 "통상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관련 내용을 사전에 업체에 알린다고 한다"며 "홈플러스처럼 큰 기업이 2~3일 전에야 신용등급 강등을 알았다는 것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2월 ABSTB 발행 규모 2년 새 최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의원실에 따르면, 홈플러스 ABSTB의 단독 주관사인 신영증권이 지난달 발행한 홈플러스 ABSTB 규모는 1518억 원으로, 최근 2년 새 가장 많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에는 1373억 원의 ABSTB를 발행했고, 1~2월 사이 발행된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총 745억 원 규모였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해당 금융채권들은 모두 '동결'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의 ABSTB '사기 발행' 의혹에 초점을 맞춰 조사 중이며, 관련 증권사와 신용평가사로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날 국회 현안 질의에서도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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