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2월 만장일치 금리 인하 이유 봤더니...“경기 하방 압력 커졌다” 한목소리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8 16:58

수정 2025.03.18 16:58

한국은행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2회 연속인하 뒤 숨고르기 후 추가 인하
계엄 후 경제심리 위축에 수출도 둔화
美관세정책 영향으로 성장률 하락 불가피
금통위원 전원 "경기 하방 압력 완화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3.00%에서 2.75%로 0.25%p 내렸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3.00%에서 2.75%로 0.25%p 내렸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인하한 배경에 국내 경제의 하방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5%로 지난해(2.0%)보다 크게 낮아진 가운데 미국의 통화·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18일 공개한 ‘2025년 제4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 인하을 주장한 A 위원은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데다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B 위원도 “경제성장률 전망이 큰 폭 하향 조정되면서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평가했다.

C 위원은 “국내 경제는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등에 따른 심리위축의 영향이 소비지표부진으로 나타나고 수출 증가세도 약화되는 등 성장의 하방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p 인하하여 운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그간의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도 나타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성장경로에는 글로벌 통상환경, 국내 정치 상황, 정부 경기부양책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안정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 위원은 “물가는 전망경로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B위원과 C위원도 물가 오름세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금리 동결의 최대 재료였던 환율에 대한 경계감은 다소 옅어졌다. D 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미 대선 이후 급격히 상승하여 한때 1400원대 후반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1400원대 중반에서 다소 안정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감은 지난 금통위보다 커졌다. D 위원은 “서울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면서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도호가가 급등했다”며 “수도권 여타지역에서도 주택가격 선행지표들 간에 엇갈린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주택시장이 선도지역을 중심으로 과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 위원도 “가계대출은 둔화 추세를 나타내어 통화정책 완화의 부담을 줄여주고는 있으나 시장금리가 더 낮아지면 다시 금융안정을 저해할 소지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준관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의 방향과 속도는 △글로벌 통상정책 및 대외환경의 변화 △기준금리 인하 효과 △추가 긴축 완화 여력 △환율 등 변수 및 실물 경제지표의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키로 했다. 한 금통위원은 “미국 신정부의 정책, 미 연준의 금리 결정, 국내외의 정치 경제적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금리 정책 방향 및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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