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섞여야 산다… '임베디드 금융 동맹' 확대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0 18:13

수정 2025.03.20 18:33

"새 먹거리 찾고 비이자 수익 강화"
금융지주들 타업권과 협력 사활
플랫폼 역할을 하는 앱 중심의 확장에 한계를 느낀 금융지주가 다른 업권에서 동맹군을 찾아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이른 바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 플랫폼 속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20일 우리금융지주가 공시한 '2024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고객의 일상이 다변화된 금융 포트폴리오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고, 유니버셜뱅킹 '뉴원'을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임베디드 금융 제휴 등과 같은 혁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다른 업종, 빅테크, 플랫폼기업은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며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사로부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는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베디드 금융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들은 기민하게 관련 조직을 확대 운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초 기업고객그룹 내 임베디드영업본부를 영업1·2부로 나누고 업무 역량을 강화했다. 그해 4월 삼성금융네트웍스 '모니모'와의 협력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다음달 모니모 전용 입출금통장을 출시한다. 식음료업체 스타벅스와 연계한 특화 상품 출시는 물론 매장을 공유하는 사업모델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선불전자지급수단-은행통장간 연계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올해 2·4분기 CJ페이와의 연계상품을, 3·4분기에는 네이버페이와의 제휴상품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신사업제휴추진부와 혁신기술플랫폼부를 신사업제휴부로 통합해 관련 역량을 강화했다. 신사업제휴는 토스 앱에서 미성년 자녀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를 개설·관리할 수 있도록 제휴 서비스를 론칭했다.

신한은행은 공급망 금융을 통해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현대커머셜이 도맡아온 현대모비스 협력사 대출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공급망금융 협약을 맺은 현대제철에도 비대면 판매론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 이랜드그룹의 멤버십 앱 '이멤버'에 'E페이머니 바이 신한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네이버페이와 쿠팡페이 등과 함께 손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쿠팡페이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은행계좌 개설과 관련한 특례를 적용받았다. 하나은행은 2023년부터 당근·당근페이, 쿠팡, 이디야커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과 협업을 통해 고객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임베디드 금융 활성화에 나선 배경에는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다. 경제 침체기 은행들이 '쉬운 이자장사로 배불리고 있다'는 여론이 고조되자 금융당국은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리라고 당부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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