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고파도서 ‘남아공 전투기 조종사’ 유해발굴
주한 남아공 대사와 논의, 국유단 24일~내달 11일까지
추락 비행기 잔해 80대 주민 제보 단서로 발굴 착수 전개
[파이낸셜뉴스]
주한 남아공 대사와 논의, 국유단 24일~내달 11일까지
추락 비행기 잔해 80대 주민 제보 단서로 발굴 착수 전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내달 11일까지 충남 서산 팔봉면 고파도에서 6·25전쟁 참전유엔군을 찾기 위한 유해발굴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유해발굴은 국유단이 지난해 5월에 충남 보령시와 서산시 일대에서 유해소재 조사활동 간 과거 고파도에서 생활했다는 한 주민으로부터 미군 전투기 추락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같은 해 10월에 고파도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했고, 다수 주민으로부터 비행기 잔해와 낙하산 목격 증언을 확보했다.
국유단은 미국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자료 및 지역주민 탐문결과를 분석해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예상지점을 판단했다. 국유단은 주민이 유해를 목격했다고 증언한 모래사장을 비롯해 모래사장 후사면, 인근 야산, 이 세 지점에서 발굴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주한 남아공 대사를 만나 조종사의 유해를 찾기 위한 고파도 유해발굴 추진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당 지역에서의 유해가 발견됐을 시 신원확인을 위해 필요한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에 대해 협력을 요청했다.
이 단장은 "인종도 언어도 문화도 모든 게 다른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왔다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영웅의 유해를 찾는 것도 우리의 소명"이라며 "유해발굴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과거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유해발굴을 통해 발굴하고자 하는 유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S.A.A.F) 소속의 전투기 조종사로 추정된다.
1953년 8월 28일 제2전투비행대대 조종사는 노스아메리칸 F-86 세이버에 탑승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때 전투기의 대체 시스템과 비상 시스템 게이지에 문제가 발생해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부근 약 550m 상공에서 낙하산 탈출을 시도했다.
이후 약 3.2㎞ 떨어진 해상에서 그의 낙하산을 찾았는데, 이틀에 걸친 집중적인 수색에도 조종사는 발견되지 않아 최종 실종 처리됐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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