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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거인 스러지다' 비통한 삼성전자...경영공백 불가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5 16:55

수정 2025.03.25 16:55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25일 별세
삼성전자 2인 대표 체제에서 1인 체제로 복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있다. 한 부회장은 불과 엿새만인 25일 향년 6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뉴스1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있다. 한 부회장은 불과 엿새만인 25일 향년 6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세계시장에서 삼성TV를 독보적 위치로 이끌어온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 부문장)이 25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삼성전자 내부의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이 가전·휴대폰 등 핵심사업을 총괄했던 만큼, 그에 따른 경영공백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 출장을 마치는대로, 후속인사 등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고인은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며 TV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오셨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특히 한 부회장이 198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 평생 회사에 헌신하며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 만큼, 삼성 구성원들의 충격과 상심이 큰 상황이다.

고인의 휴대폰 메신저 프로필에는 여전히 '영원한 1등, 세계 최고'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마지막까지 삼성의 기술 리더십에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졌기에,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한 부회장의 존재감이 컸던 만큼, 그에 따른 경영공백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은 그간 모바일·TV·가전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1인 3역'을 맡아왔다. 한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당장 이 직책은 모두 공석이 됐다. 당장, 26일 생활가전(DA)사업부가 준비해 올해 신제품 발표회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한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비스포크 AI 가전을 발표하며, 가전시장 대응전략을 시장과 공유할 계획이었다.

대표이사직도 당분간 전영현 부회장 1인 체제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 부회장의 유고로, 전영현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19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반도체를 담당하는 전영현 부회장(DS 부문장)이 정식으로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면서, 약 10개월 만에 대표이사 2인 체제가 복원됐으나, 불과 1주일 만에 원톱 체제로 전환됐다. 후속 인사가 나기전까지는 대표이사 부재에 따른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한 부회장이 너무 갑작스럽게 별세해 바로 그의 후임 임명 등을 논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TV거인이 스러졌다'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시장의 충격도 큰 상황이다. 불과 엿새전인 지난 19일, 고인이 장장 3시간여에 걸쳐 주주총회를 직접 주재하며 "올해는 반드시 근원 경쟁력을 확보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기에 충격파가 더욱 커 보인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한국 전자산업의 거목이 졌다"며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 부회장이 한국 가전업계에서 큰 영향을 지닌 인물이라며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강세를 보였던 일본 제조업체들로부터 시장을 빼앗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고인이 최근 몇 년간 AI를 활용해 전자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힘써왔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한 부회장의 사망은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생산 경쟁 속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발생했다"며 삼성전자 사업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다. CNN은 삼성전자가 경영상의 어려움과 함께 반도체 사업 부문에선 최첨단 반도체 생산 확대나 주요 고객 확보 면에서 대만 TSMC에 뒤처지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조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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