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충격으로 27일(현지시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다.
자동차 종목들이 급락한 가운데 테슬라는 자동차 관세의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오름세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오후 들어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해 투자자들이 아직 상승 전환을 낙관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날 막판 매도세가 강화돼 2% 넘게 급락했다.
관세 충격 지속
전날 장 마감 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증시는 약세를 이어갔다.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는 가운데 같은 날 자동차 관세가 시행될 것이란 소식은 투자자들을 더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다만 막판에 매도세가 강화되기는 했지만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전장 대비 155.09 p(0.37%) 내린 4만2299.7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8.89 p(0.33%) 밀린 5693.31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0.2%대 하락률을 보이다 막판에 매도세가 몰리면서 0.5% 하락했다. 나스닥은 94.98 p(0.53%) 하락한 1만7804.03으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 7.3→0.4%로 상승폭 좁혀
테슬라는 이날 초반 강세를 지키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장 초반에는 질주했다.
번스타인이 테슬라를, UBS는 테슬라와 리비안을 트럼프 자동차 관세 ‘승자’로 평가하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테슬라는 정오 무렵 7.3% 폭등한 291.84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정점을 찍은 주가는 이후 서서히 상승폭이 좁혀졌고, 마감 직전에는 2%를 넘던 상승률이 0.4%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테슬라는 결국 1.07달러(0.39%) 오른 273.13달러로 마감해 전날 마감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리비안은 초반 급등세를 지속해 0.92달러(7.60%) 급등한 13.02달러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 관세의 ‘패자’로 지목된 디트로이트 빅3 자동차 업체들은 고전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3.75달러(7.36%) 폭락한 47.20달러, 포드자동차는 0.40달러(3.88%) 급락한 9.90달러로 추락했다.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3개국 합작사인 스텔란티스는 내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에 힘입어 낙폭이 크지 않았다. 스텔란티스는 0.15달러(1.25%) 내린 11.81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 사흘 동안 8.2% 급락
엔비디아는 사흘째 하락했다. 이날은 2.33달러(2.05%) 하락한 111.43달러로 미끄러졌다.
사흘 동안 8.2% 넘게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마감 직전까지만 해도 낙폭이 0.5%대에 그쳤지만 막판에 매도세가 집중되며 2%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낙관 전망은 여전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 비벡 아리야는 전날 분석노트에서 엔비디아 주가 하락의 끝이 보이고 있다면서 매수를 권고했다.
아리야는 오는 5월 15일 발효되는 미 행정부의 ‘인공지능(AI) 확산 통제’ 규정이 앞으로 엔비디아가 맞닥뜨릴 최대 단기 악재이지만 시장의 공포는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AI확산 통제 규정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5월 15일까지 최종안이 확정된다.
이 규정이 발효되면 행정부가 정한 특정 국가들에 AI 반도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리야는 그러나 막상 이 규정이 시행에 들어가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엔비디아 주가는 급등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BofA는 매수 추천과 함께 목표주가로 20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1년 뒤 엔비디아 주가가 이날 마감가 111.43달러보다 80%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서스쿼해나는 이날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1200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그 세배인 약 3600억달러로 커지고, 이 시장의 77%를 엔비디아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그나마 경쟁다운 경쟁을 하는 AMD는 3% 넘게 급락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AMD의 AI 반도체 고객사 확보가 신통찮다면서 추천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목표주가는 135달러에서 120달러로 하향 조정한 충격이 컸다.
AMD는 3.54달러(3.21%) 급락한 106.65달러로 미끄러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