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두 살 조카 물었다고 10살 반려견 발로 차 죽인 형부"…견주는 '분통'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8 06:59

수정 2025.03.28 09:51

형부 발길질로 반려견 내장 파열
갈비·목뼈 부러져 결국 사망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0년간 키운 반려견이 어린 조카를 무는 사고가 일어난 뒤, 형부의 발길질로 반려견이 사망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견주인 여성은 형부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형부가 제 반려견을 죽였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10년이란 세월을 함께한 말티즈는 우리 가족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였다"라며 "3년 전 언니가 결혼했고, 2년 전 아들을 낳아 정말 예쁜 남자 조카가 생겼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기다 보니 강아지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아무래도 거칠게 만지다 보니 강아지가 아기를 좀 경계하고 근처로 가지도 않더라"라며 "우리 가족은 최대한 조카와 강아지를 떨어뜨려 놓고 서로 다치지 않게 거리를 두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일, 저녁 먹고 부모님과 형부가 TV를 보고 있었고 저와 언니는 주방에서 뒷정리하고 있었다"라며 "근데 갑자기 강아지가 낑낑대는 소리가 나더니 '퍽' 소리가 나면서 강아지가 공중으로 날아갔다"고 설명했다.

강아지는 TV에 부딪혔고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조카는 울고 있었고, 형부는 조카를 안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강아지를 노려보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A 씨가 곧장 쓰러진 강아지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으나 내장이 파열되고 갈비뼈와 목뼈가 부러져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씨가 형부에게 상황을 묻자 형부는 "강아지가 우리 애를 물었다. 손가락 흉터 안 보이냐"고 역정을 냈다고 한다. 하지만 피가 흐르지 않았고 살짝 긁힌 수준이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저도 조카가 다친 게 속상하고 안타까워…그런데 죽을 정도로 발로 차는 게 맞느냐"

A 씨는 "알고 보니 TV 보는 동안 강아지가 엄마 옆에 앉아 있을 때, 조카가 강아지 귀를 세게 잡아당겼고 놀란 강아지가 조카의 손가락을 물었던 것"이라며 "그 장면을 보고 놀란 형부가 조카를 공격하는 강아지를 보고 발로 차버렸다. 작은 체격의 강아지는 형부의 발길질에 날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조카가 다친 게 속상하고 안타깝다. 근데 말 못 하는 동물이 염증 난 자기 귀를 갑자기 잡아당기니까 놀라서 방어적으로 공격한 것을 그렇게 죽을 정도로 발로 차는 게 맞느냐"며 "평소에 조카가 강아지를 세게 잡아당겼던 게 한두 번도 아닌데 형부가 더 신경 쓰고 주의하고 있었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속상해했다.

또 A 씨는 "우리 개는 노견이고 엄청 순하다. 이빨도 많이 빠져서 무는 힘이 강하지도 않다. 10년 살면서 저도 물린 적 없고 누군가를 문 적도 없다. 산책해도 다른 강아지 보면 도망간다"며 "물었다고 해도 손으로 떼어놓든가 제지하는 게 맞는 거 아니냐. 어떻게 그렇게 죽일 기세로 발길질하냐. 발길질에 죽을 만큼 강아지가 잘못했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형부나 언니를 당분간 보고 싶지 않다. 형부가 먼저 '내가 과잉 반응했다'는 식으로 사과하길 바라는데 연락 한 통 없고, 오히려 조카가 다친 것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 같다. 가족이니까 제가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냐"고 토로했다.

A 씨는 "언니도 강아지가 노견이다 보니 집 오면 항상 안아주고 챙겨서 올 때마다 강아지를 방에 분리해 두진 않았다"라며 "조카도 워낙 어리다 보니 안고 있었고, 강아지는 조카만 보면 도망갔다. 저는 조카를 탓하는 게 아니다. 아기가 뭘 알고 그랬겠냐"고 말했다.

이후 형부는 "어른들 앞에서 발길질한 부분 죄송하다. 강아지를 죽일 생각은 없었고 순간적으로 아이가 공격받았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서 발이 나갔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동시에 "강아지 장례에 들어가는 비용을 모두 책임지고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A 씨는 "그냥 허무하다. 갑자기 고통스럽게 갔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속상했다"라며 "결론적으로 조카의 보호자인 형부와 강아지의 보호자인 제가 주의했어야 하는 데 신경 못 쓴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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