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자는건 수면 부채 갚는 행위"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잠과 관련한 속설들이 실제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CNN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학교 랑곤의료센터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면 관련 믿음과 이에 대한 실제 전문가의 판단을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는 수면건강저널(journal Sleep Health)에 게재됐다.
◇ 성인은 하루 5시간 이하로 자도 충분?
연구팀은 많은 사람들이 성인은 하루 5시간 이하로 자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 저자인 레베카 로빈스 뉴욕주립대 인구보건학 박사 후 연구원은 "수면시간이 5시간 밑으로 떨어질 경우 심혈관 질환이나 조기 사망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광범위한 증거가 나왔다"고 말했다.
여러 실험에 따르면 수면부족은 고혈압, 면역력 저하, 체중 증가, 성욕 감퇴, 감정 기복, 편집증, 우울증, 당뇨병 위험, 뇌졸중, 치매, 일부 암 등의 위험과 연결됐다.
전문가들은 "잠을 적게 자다 보면 몸과 뇌가 이에 적응한다"는 믿음 역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 언제 어디서나 잠드는 건 건강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열차, 비행기 등 움직이는 이동수단 안에서 잠드는 것은 충분히 휴식한 사람의 증상이 아니라 그 반대에 해당했다.
로빈스 박사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에 몸이 '마이크로 수면'이나 '짧은 잠'에 빠지는 것"이라며 "이건 몸이 너무 지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수면 부채(sleep debt)를 갚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 잠이 안 올 때는 기다려야 할까? 술 한잔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운지 약 15분 안에 잠에 든다.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그대로 침대에 누워있기 보단 환경을 바꾸거나 단순한 일을 해보는 것이 좋다.
로빈스 박사는 "만약 계속 침대에 머문다면 우리는 침대와 불면증을 연관짓기 시작한다"며 "체육관에 가서 러닝머신 위에 그냥 서있는 것과 같다. 조명을 낮추거나 빨래라도 개라"고 조언했다.
잠들기 전 술을 마시는 습관도 좋지 않다. 연구진은 술은 잠이 들도록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오히려 알코올이 얕은 수면을 취하게 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침대 위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랩탑,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는 것도 수면을 방해한다. 전문가들은 취침시간 2시간 전부터는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꼭 필요하다면 스크린 밝기를 줄이거나 블루라이트 차단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 알람 끄고 5분 더…당장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알람이 울릴 때 '스누즈 버튼'을 누르고 짧게 더 자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로빈스 박사는 강조했다. 가볍고 질 낮은 잠을 자게 되기 때문이다.
깰 무렵이면 우리의 몸은 보통 '렘(REM) 수면' 마지막 부분에 가까워져 있는데 다시 잠들면 새로운 렘 주기로 빠져들게 된다. 몇분 뒤 다시 알람이 울리면 수면 주기 한가운데서 깨게 되고 비몽사몽한 상태가 더 오래 지속된다.
아울러 연구진은 보통 사람들은 하루 4~5개의 꿈을 꾸지만 중간에 깨거나 방해받지 않고 잘 잤기 때문에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며 "꿈을 자주 기억하는 사람들은 밤에 두 배 가량 더 많이 일어났고 자거나 깨어나있을 때 소리에 더 민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연구는 Δ규칙적인 시간에 잠자지 않아도 상관 없다 Δ코골이는 건강에 해롭지 않다 Δ많이 자는 건 늘 건강에 좋다 Δ오후에 낮잠을 자면 불면증을 해결할 수 있다 Δ침실은 시원한 것보다 따뜻한 게 좋다 Δ잠을 자지 않아도 눈감고 침대에 누워있는 것도 신체에 활력을 준다 등의 믿음은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