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소비지출 2조1000억 늘어
다양한 생산 유발효과 내수에 보탬"
재계 "가산임금 등 추가인건비 부담
적극적 채용 확대 분위기에 찬물"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악재 우려
다양한 생산 유발효과 내수에 보탬"
재계 "가산임금 등 추가인건비 부담
적극적 채용 확대 분위기에 찬물"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악재 우려
■"외국선 이미 '요일지정휴일제'
15일 여권은 대체공휴일 확대 법안을 통과시켜 추석·설·어린이날만 적용되는 대체공휴일을 올해 광복절부터 확대키로 했다. 연구기관과 학계는 대체공휴일이 늘면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7월 펴낸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에 따르면 임시공휴일 1일의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은 2조1000억원이다. 또 파급경로를 통해 경제 전체에 생산 유발액 4조20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 1조6300억원, 취업 유발인원 3만6000명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토요일인 광복절(8월 15일) 대신 월요일(17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할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지난해 작성한 보고서이지만 대체공휴일 확대로 인한 경제적 효과의 경우 큰 차이가 없다"며 "소비지출의 경제적 파급은 크게 숙박업(23.9%), 운송서비스업(28.2%), 음식업(34.1%),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3.8%)의 네 가지 경로를 통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 농림수산업 등에 다양한 생산 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만의 분석은 아니다. 박우람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내수활성화 측면에선 대체공휴일 적용이 보탬이 될 것"이라며 "외국에선 이미 '요일지정휴일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연방 공휴일 기준 10일 중 6일, 독일은 10일 중 4일, 호주는 12일 중 7일을 특정 요일을 지정해 쉰다.
반면 우리나라의 현행 대체공휴일은 명절 연휴가 일요일과 겹치거나 어린이날이 주말일 때만 지정된다. 명절 연휴 사흘 중 이틀이 주말이더라도 대체공휴일은 하루뿐이다. 대체공휴일제가 도입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5일의 공휴일을 모두 쉰 해는 없다.
다만 휴일이 며칠이나 더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발의된 법안마다 세부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중 유력한 것은 모든 공휴일에 대체휴일을 적용하는 법안이다. 이 경우 올해 광복절(8월 15일·일), 개천절(10월 3일·일), 한글날(10월 9일·토), 성탄절(12월 25일·토)까지 4일의 휴일이 발생한다. 박용정 연구원은 "휴일 4일이 늘어난다고 소비지출액도 정비례해 8조4000억원 증가한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손실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산업계, 생산 및 채용 차질 우려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산업계에서는 생산성 저하와 함께 채용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감소로 인한 생산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면서 "기존에도 단체협약에 따라 쉬는 휴일이 많은 상황에서 대체공휴일이 늘어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현재도 단체협약에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대체휴무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조선업계도 "산업 현장에서 근무일수가 평균 4~5일 정도 줄어든다"며 "근무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공휴일 증가로 인한 인건비 부담으로 최근 채용을 확대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65일 24시간 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야 하는 산업인 만큼 대체공휴일을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존 메모리부터 비메모리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면 이들 기업이 보수적인 채용으로 기조를 바꿀 수 있고 이는 전체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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