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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어쩌나...모바일 디바이스 충전기 단자 "C타입으로 통일" 움직임 확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4 18:27

수정 2022.04.25 13:21

제동 걸린 독자규격 애플 충전기
EU "환경·소비자 편의에 악영향"
남미서도 "묶음판매로 부당이익"
유럽 의회는 지난 21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바이스의 USB 단자를 'C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표결했다. 충전기 USB-C 타입(오른쪽)과 애플 독자 규격. 맥루머스 캡처
유럽 의회는 지난 21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바이스의 USB 단자를 'C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표결했다. 충전기 USB-C 타입(오른쪽)과 애플 독자 규격. 맥루머스 캡처
애플이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애플 신비주의'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애플의 독자규격 USB를 비롯한 애플의 자체 생태계에 대한 규제가 이르면 내달 통과될 예정이다. 앞서 남미에서도 충전기를 포함시키지 않는 단말 판매행태에 대한 불리한 판정이 나왔다. 자국인 미국에서도 애플 등 플랫폼기업을 겨냥한 반독점법이 논의 중인 만큼 애플이 추구하는 독자적 애플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스마트폰 충전기, 삼성 'C타입'으로 통일되나

24일 맥루머스 등 외신 IT매체에 따르면 유럽 의회는 지난 21일 제조사와 관계없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바이스의 USB 단자를 'C타입'으로 통일하는 법안을 표결했다.

해당 법안은 전자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유럽 내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랩톱 △디지털카메라 △헤드폰 △비디오게임 콘솔 등 신규 전자 디바이스의 USB 단자를 C타입으로 통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크기가 지나치게 작은 △스마트워치 △헬스트래커 △스포츠 전자장비 등은 예외로 둔다.

현재 애플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이 C타입 USB 단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독자규격 라이트닝 단자를 대부분 디바이스에 채택하고 있다. EU는 이 같은 애플의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가 디바이스 브랜드마다 다른 충전기를 구매해야 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사용자 편의를 해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애플의 지역별 제조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 제조전략이 변경되면 애플이 글로벌 차원의 제조전략에도 변경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 신비주의' 전 세계서 '흔들'

남미에서도 애플 판매정책에 불리한 판결이 나왔다. 디바이스 판매에 충전기를 포함시키지 않은 데 대한 한 소비자 소송에서 애플이 패소한 것이다. 브라질 법원은 애플이 고소인에게 1082달러(약 134만원)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브라질 법원은 현지에서 '묶음판매(tie sale)'가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이 이야기하는 '묶음판매'는 하나의 상품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두개의 제품을 억지로 구매하게 하는 행위다. 애플은 충전기 별도 판매가 환경보호를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외신은 애플이 이 같은 판매정책을 통해 수십억달러의 이득을 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어서리티는 "브라질 법원의 이번 판결이 애플 외 다른 전자 제조사들에도 디바이스와 충전기를 포함시켜 판매하게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애플은 자국에서도 올해 1·4분기에만 반독점법 저지를 위해 250만달러(약 31억원)를 로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최고 로비액수인 2017년 2·4분기 220만달러(약 27억3500만원)를 5억원 가까이 뛰어넘은 수치다. 미국 의회는 '오픈앱마켓법' 등 반독점 법안을 검토 중이다.
앱마켓 내에서 제3자결제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EU의 디지털시장법(DMA)과도 맞닿아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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