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니콘 80여개, 한국은 제로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가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가야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세계 각국의 투자는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후테크 기업의 투자액은 2016년 66억달러에서 2021년 537억달러로 늘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오는 2050년까지 기후테크 글로벌 누적 시장규모가 최대 60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글로벌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은 80곳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서둘러 기술과 산업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탄소중립 목표 시기 조절론도 있긴 하지만 가야 할 방향이 바뀌는 건 아니다. 유럽연합(EU)은 당장 이달부터 탄소국경조정제(CBAM)를 시범실시하고 있다. 시멘트, 전기, 비료, 철강, 알루미늄, 수소 등 6대 품목의 경우 EU 수출 시 탄소배출량 보고 등이 의무다. 세계 각국의 탄소규제 난이도가 향후 더 높아질 수 있다. 기후테크 기업에는 역으로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대한상의 기후테크포럼에선 노후화된 내연기관 자동차를 3일만에 전기차로 바꾸는 신기술이 각광받았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차량 재활용은 물론 새 차량 대비 절반 이하 비용으로 전기차를 소유할 수 있다고 한다. 초소형 위성을 제작하는 스타트업은 인공위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변화부터 작황 예측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런 기술과 시도가 많아져야 유니콘 기업도 나오고 건강한 기후테크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상의는 기후테크 기반 탄소중립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선 정책, 기술, 금융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탄소정책과 과감한 기술투자, 금융의 재원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기후 관련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많이 뒤처져 있다. 2030년 1조1500억달러 시장이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의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의 80% 정도다. 이 수준을 끌어올리고 기술의 종류도 크게 늘려야 한다.
정부 역시 기후테크 유니콘 10개를 오는 2030년까지 키워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내도록 제반 여건을 정비하는 일이 시급하다. 기술 스타트업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낡은 금융규제는 걷어내고 스타트업 특성에 맞는 노동법규를 갖추는 일도 속도를 내야 한다. 저성장 침체의 늪에서 기후테크 산업은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적극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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