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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돌진해 오는 C커머스, 혁신 없인 유통 함락당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0 18:22

수정 2025.03.20 18:27

테무, 김포에 5만평 물류센터 계약
업체들 죽을 판인데 정부는 규제만
알리익스프레스(좌)와 테무 CI /사진=뉴시스
알리익스프레스(좌)와 테무 CI /사진=뉴시스

중국계 전자상거래 업체(C커머스)들의 국내 공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초저가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제 국내 물류망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국 업체 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시장을 대안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본력에서 현격히 열세인 국내 유통 업체들은 이대로 있다가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에서 살아날 길은 결국 혁신뿐이다.

유통 대격변기를 맞아 기업들의 부단한 노력과 정부의 선진적인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 중 최근 테무의 공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한국 직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최근 국내에서 대규모 물류센터 계약을 끝냈다고 한다. 국내에서 대형 물류망을 확보한 외국 유통업체는 테무가 처음이다. 물류센터는 김포한강신도시에 축구장 23개와 맞먹는 연면적 5만평 규모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 주요 공항 항만은 물론 서울 바로 인근이다. 한국 시장 진출 2년밖에 안 된 기업인데 놀라운 확장력이다.

초저가 중국산 상품군에 빠른 배송 네트워크까지 합쳐지면 테무는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테무는 한국 셀러 상품도 이 배송망을 통해 판매할 것이라고 한다. 테무보다 앞서 국내에 자리를 잡은 알리도 배송망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전쟁과 보호무역 장벽을 피해 한국 시장 공세의 고삐를 더 죌 것이다. 이럴 경우 시장 1위 쿠팡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침체는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시장분석 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이커머스 국내 이용자는 쿠팡 3302만여명, 알리익스프레스 912만여명, 테무 823만여명 순이다. 11번가는 780만여명, G마켓은 542만여명으로 그 아래다. 테무의 이용자 수는 국내 진출한 첫해에 비해 지난달 16배나 불었다. 새로운 물류까지 가동되면 향후 성장세가 더 가파를 가능성이 크다.

사활의 기로에 섰다고 할 수도 있는 국내 업체들은 혁신으로 무장하고 발상의 전환으로 맞서야 할 것이다. 미국 기술·경제전문매체 '패스트컴퍼니'는 '2025년 글로벌 혁신기업'에 쿠팡을 의류유통사 제이크루에 이어 2위로 올렸다. 세계 이커머스 기업 중 순위로는 가장 높다.

쿠팡은 인공지능(AI)과 맞춤형 로봇공학 등 최첨단 기술을 유통 인프라와 접목해 배송혁명을 이뤄냈다.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집 앞까지 배달하는 로켓배송은 기술투자의 결과물이다. 혁신으로 이뤄낸 쿠팡의 성공 사례를 국내 유통기업들은 배워 중국 업체에 맞설 필요가 있다.

유통업 체질개선을 위해 정부도 뒷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는 밀어주고 끌어주지 못할망정 대형마트 영업제한처럼 규제에 빠져 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도 어떻게 지원할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중국 업체의 국내법 준수 여부와 개인정보 유출도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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