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가 수달과 함께 살아가는 생태도시를 만든다고 밝힌 가운데 생태조사에 착수할지 관심이다.
22일 충주시에 따르면 수달 서식지로 추정되는 달천과 도심 속 호수인 호암지를 잇는 수로 정비를 농어촌공사와 협의 중이다.
일단은 달천부터 호암지까지 수달 이동을 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편리한 이동을 돕는 돌쌓기 정도로 시작하기로 했다. 제방 위 펜스도 수달이 더 쉽게 통할 수 있는 모양으로 바꾸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조치는 김자운 시의원의 지적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충주시가 생태도시가 되려면 최근 도심 하천과 호수에 자주 모습을 보이는 수달의 서식지와 이동 경로, 먹이활동 장소 등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환경단체에서 나온다.
충주는 예로부터 수달이 많이 살던 장소였다. 수달피라는 지명도 있고, 수달 가죽을 왕에게 진상할 정도였다.
근대화를 거치며 모습을 감췄던 수달은 2020년 무렵부터 달천 상수도 보호구역 내에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사는 수달이 탄금호와 충주천, 호암지까지 먹이활동을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선 전국댐연대 대표는 아예 호암지 수로가 지나는 모시래뜰 논을 매입해 수달이 쉴 수 있는 습지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달을 일상에서 만날 수 있어야 함평 나비축제, 화천 산천어축제처럼 충주 수달 축제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수달은 활동 반경이 20㎞가 넘는다"면서 "수달을 사육장 안에 가둬 사육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라고 설명했다.
충주시는 탄금공원에 건립 중인 아쿠아리움에 수달 한 쌍을 사육하기로 했다. 그러나 호암지와 모시래뜰, 충주천에서 보는 수달이 더 반갑다는 게 시민의 생각이다.
시 관계자는 "우선 수로 정비부터 시작해 펜스 제거와 수달 출현 지역 출입 금지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생태조사와 습지 조성 등은 차근차근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충주 호암지에는 오는 5월부터 음악분수가 가동될 예정이다. 당장 빛과 소음이 수달 등 야생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부터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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