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그 충격적 경험..영화 ‘애프터라이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26 17:08

수정 2010.08.26 17:08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이라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판단해 결정짓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낯선이가 자신의 삶에 함부로 끼어드는 것도 달갑지 않은데, 생사까지 좌우하려 든다면 그야말로 미칠 노릇일 것이다.

이 영화는 사망선고 후 다시 살아나는 미스터리 현상인 '라자루스 신드롬(lazarus syndrome)'을 다루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반복해서 발생하는 이 의문의 의학 현상은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고 사망선고가 내려진 환자에게서 맥박과 혈압이 측정되는 경우로, 성경에 나오는 '죽은 나사로(라틴어로 Lazarus로 부름)의 부활'을 본떠 이름이 붙여졌다. 중국에서는 입관까지 끝난 장례식에서 숨진 할머니가 관 뚜껑을 직접 노크하며 깨어난 사례가 있으며, 1시간이 넘도록 숨이 멎어 있다가 되살아난 9세 소년의 사례 등이 유명하다.


중년배우로서 주가가 한층 높아진 리암 니슨이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장의사 '엘리엇 디콘'으로 나오고 '아담스 패밀리'에서 창백한 소녀로 기이한 역을 소화해냈던 크리스티나 리치가 여주인공 '애나 테일러'로 등장한다. 긴박한 스릴감은 없지만 엘리엇과 애나 사이에 흐르는 심리적 줄다리기와 극의 곳곳에 등장하는 다양한 트릭들이 '애나'의 생사여부에 대한 궁금증을 더해가게 만든다. 하지만 대부분이 정적인 연출로 으스스한 공포스러움은 있지만, 빠른 전개나 숨막히는 긴장감을 기대하면 안된다.

삶이 무료하고 모든 것에 열정이 없는 '애나'는 사랑하는 연인인 '폴'의 진심 어린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조한 삶을 살던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해 장의사의 손에 넘겨지고, 분명 그녀의 의식이 깨어났지만 장의사가 투여한 약물로 몸이 마비상태여서 자신이 진짜 죽었는지 살았는지 진실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자신이 죽은 줄 알고 장례절차를 준비하려는 장의사와 눈이 마주친 애나는 "난 아직 살아 있어요"라고 말하지만, 장의사는 요지부동이다. 이러한 상황에 익숙한 듯 엘리엇은 "당신은 죽었어요. 죽음을 인정해요"라며 자신은 죽은이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지 무덤에 묻히기 전 3일간 영혼이 떠도는 것일 뿐이라며 애나에게 삶에 대한 애착을 버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애나는 움직일 수도 있고, 숨도 쉬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다.
장의사는 이상한 약물도 계속 애나에게 투여한다. 과연 애나는 죽었던 것일까. 살아 있었던 것일까? 영화를 본 후 해답을 찾지 못했다면 이 영화가 '라자루스 신드롬', 즉 사후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자.

/moon@fnnews.com문영진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