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수렁에 빠진 KDB생명 (3) 거꾸로 가는 영업, 자본부담 커져] 매각 위한 무리한 몸집 불리기, 역마진 우려 확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5 19:15

수정 2017.01.05 20:50

저축성 보험상품 판매 확대
수입보험료 늘어났지만 자본확충 쉽지 않아 악전고투
[수렁에 빠진 KDB생명 (3) 거꾸로 가는 영업, 자본부담 커져] 매각 위한 무리한 몸집 불리기, 역마진 우려 확산

KDB생명이 매각을 추진하면서 수년 간 고금리 저축성 보험상품을 많이 파는 방식으로 자산을 부풀려 역마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DB생명이 자산을 불리기 손쉬운 저축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면서 수입보험료는 늘어났지만 향후 IFRS17(보험업 신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이 저축성보험 때문에 대규모 자본확충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것이다. 하지만 KDB생명은 다른 보험사와 달리 대규모 자본확충을 할 수 있는 방법도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제한돼 있어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몸집 불리기 주력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 도입을 앞두고 국내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보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추세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 부채(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가 원가 평가 방식에서 시가 평가 방식으로 전환된다.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파는 보험사들은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확충을 해야되기 때문에 국내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9월말 현재까지) 생보사들의 보장성 보험 판매는 7.7% 증가했지만 저축성보험의 성장은 정체됐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저축성보험의 경우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지난 2015년 2.6%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2.0%, 올해 마이너스 1.2%로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KDB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는 다른 보험사들과는 달리 저축성 보험을 판매하는데 주력해왔다. 매각을 시도한 201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2~3%대 높은 최저보증이율로 'KDB알뜰양로저축보험'을 판매한 것이 대표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보다 적립해야 하는 책임준비금 비중이 적어 그동안 국내 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보다는 방카슈랑스 등을 통해 손쉽게 판매할 수 있는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최근 IFRS17에 대비해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 보험 판매를 각 보험사가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IFRS17도입을 앞두고 각 보험사가 판매채널을 다양화하고 경영효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의 저축성보험 판매를 하는 것은 구태의연하게 옛날방식을 못버리는 행태"라고 전했다.

■쉽지 않은 자본확충

고금리의 저축성보험 판매와 이에 따른 부담으로 자본확충을 해야하는 상황이지만 KDB생명의 자본확충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해 말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는 발행사가 파산하면 가장 마지막에 상환받는 채권으로 일정 부분 자본으로 인정된다.

KDB생명은 당초 1000억~1500억원대의 자본확충을 검토했지만 금리인상 등 시장 상황을 감안해 규모를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KDB생명이 지난해 연말에 후순위채 발행을 서두른 이유는 보험사 자본건전성을보여주는 RBC(지급여력) 비율이 금감원 권고기준인 15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다보니 후순위채 발행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KDB생명은 지난 2015년에도 두 차례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투자자들의 참여 저조로 목표했던 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에 대비해 각 보험사가 자본확충 등 재무건전성 확보와 수익성 제고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후순위채 발행외에 KDB생명이 어떻게 자본확충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