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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안산 메달 반납해야" vs "선수 보호해야" 갑론을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9 07:31

수정 2021.07.29 13:47

"'페미' 안산 메달 반납해야" vs "선수 보호해야" 갑론을박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안산이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메달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남성 네티즌들로부터 제기되자 여성 네티즌들이 대한양궁협회에 선수 보호를 촉구하면서 젠더갈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29일 대한양궁협회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주세요”, “선수를 향한 악성 루머 및 사이버불링에 대한 협회 차원의 강력한 대응 요청합니다”, “안산 선수에 대한 악플들을 강력 처벌해주세요”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지난 26일부터 남초 커뮤니티에서 안산이 숏컷 헤어스타일을 했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비난이 불거진 데 따른 반발이다.

남성 네티즌들은 과거 안산이 인스타그램에서 “‘웅앵웅’ 과제하기 싫다” “오다 안 본지 ‘오조오억년’”, “얼레벌레” 등의 단어를 썼던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는 모두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쓰이던 한국 남성 비하 표현인 만큼 안산이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했다. 또한 안산이 여대를 재학 중이며 그룹 마마무를 좋아하는 것도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산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댓글 캡쳐
안산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댓글 캡쳐

이들은 안산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몰려가서 “페미 관련 해명해달라”, “웅앵웅 사용 뭔가요? 남혐을 위해 만든 단어를 쓴 이유 해명 바란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더 나아가 일각에서는 안산이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금메달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소식을 접한 여성 네티즌들이 대한양궁협회 자유게시판으로 몰려가서 협회 차원에서 안산을 향한 악성 댓글에 대응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안산 선수를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쓰인 포스터까지 만들어 공유하며 대한양궁협회에 대한 항의전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및 응원 메시지 쓰기 등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대한양궁협회에 △선수를 사과하게 하지 말라 △절대 반응해주지 말라 △도를 넘는 비난에 대해 강경하게 선수를 보호하라 등도 요구했다.


대한양궁협회 자유게시판 캡쳐
대한양궁협회 자유게시판 캡쳐

아울러 “금메달리스트가 ‘페미니스트라서 반납할게요’ 하면 전세계에서 비웃겠다”, “금메달리스트한테 숏컷이라고 페미라고 꼬투리 잡고 메달 반납하라 하는 게 이게 나라냐”, “지들이 뭔데 반납하라 마라야” 등의 반응을 보이며 크게 격분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지난 28일 자신의 과거 숏컷 헤어스타일 사진을 올리며 안산 선수에 가해지는 악성 댓글을 비판했다.
'페미니스트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없다'며 외모로 성향을 규정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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