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3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가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 저감 압력에도 불구하고 목표인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유엔이 추진하는 2050년보다 20년 뒤인 2070년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회의에 참석조차 않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성명에서 206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인도는 207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모디는 또 인도가 경제 체질도 개선해 탄소집약도를 45%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모디는 인도가 전세계 인구의 17%가 사는 곳이지만 탄소배출 비중은 5%로 인구 대비 탄소배출 비중이 낮다고 주장했다.
시주석은 탄소중립 시기로 제시했던 기존의 2060년 목표를 그대로 유지한채 다른 나라들에 '더 강력한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정상회의에 배포한 성명에서 "모든 당사국들이 기후 과제를 함께 해결하고,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집인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더 강한 행동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탄소배출 규모는 세계 1위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뿜어내는 탄소 규모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나라다.
시진핑은 성명에서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파리기후협약에서 제시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 8년에 걸쳐 전세계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고, 2050년에는 탄소배출이 순제로가 되는 탄소중립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
인도와 중국 모두 필요에 크게 못미치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파리기후협약에서 제시한 목표는 앞으로 지구 온도 상승폭을 평균 1.5℃로 제한하는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정도 목표로는 온난화를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목표마저 도달하기 어려워보인다.
시진핑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COP26에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의 발표를 강력히 성토했다.
백악관은 중국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더 강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기후위기 대응 합의를 위해 어떤 약속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기자들에게 "중국은 큰 나라로 막대한 자원과 능력을 갖고 있고, 자신들의 책무를 다하며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는 것은 그들 자신에게 달린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수단들을 갖고 있음에도 자국 이기주의에 빠져 온난화 대응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탄소배출국이다.
한편 중국은 기후위기 속에서도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계속하고 있다.
시진핑이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들을 엄격히 통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영은행인 중국은행(BoC)이 2015년 이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한 자금만 350억달러에 이른다.
현재 중국은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어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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