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소비자들
묶음 상품-고가 브랜드 차별화
[파이낸셜뉴스]
묶음 상품-고가 브랜드 차별화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업체들이 저가 브랜드를 출범하거나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이하 현지시간) 스낵부터 샴푸, 탈취제(데오드란트) 등에 이르기까지 소비재 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 맨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 허리띠 졸라매는 소비자들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전가하자 씀씀이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재 업체 가운데 한 곳인 유니레버의 앨런 조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분기실적 발표 자리에서 "경기침체 위협이 소비자들의 자신감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과 행동을 바꾸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 경제는 1·4분기 마이너스(-)1.6%에 이어 2·4분기에도 -0.9% 성장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경기침체 정의에 해당한다.
프록터앤드갬블(P&G)도 지난주 비슷한 경고를 내놨다. 소비자들이 팬데믹 기간 쌓아 둔 소비재들을 소비하면서 신규 소비를 줄이고 있고, 일반적인 브랜드에서 값이 싼 매장 자체 브랜드로 갈아타고 있다고 우려했다.
P&G는 소비재 산업 부문 성장률이 지난 회계연도 5%에서 올해에는 1%, 또는 이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멈출 것으로 비관했다.
킴벌리 클라크, 프랑스 다농 등 다른 업체들도 소비자들의 행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냈다.
■ 묶음 상품-고가 브랜드 차별화
유니레버는 디그리 데오드란트, 수아브 샴푸 등을 대용량 묶음 상품으로 발매했다. 도브 비누 등 일부 브랜드는 기존의 저용량 고가 정책을 지속하는 한편 일부 브랜드에서 대용량 저가 버전을 출시한 것이다.
아예 새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다.
유니레버는 모발 관리용 프리미엄 브랜드를 비롯해 다양한 개인용품 브랜드를 출시했다. 모발 관리용 프리미엄 브랜드는 돈이 많이 드는 미용실을 가는 대신 집에서 모발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제품들이다.
■ 1달러 제품도 등장
케첩으로 유명한 크래프트하인즈는 1달러짜리 도시락 제품, 10개들이 맥앤치즈 제품 등을 출시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펩시콜라 업체 펩시코는 저가형 스낵들을 상점들에 대거 진열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이른바 '립스틱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립스틱 효과란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립스틱, 초콜릿 같은 기호품들의 소비를 줄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산업 통계에서 이 현상이 나타났다.
위스키 조니워커 업체인 디아지오는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자사 제품은 미국인들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디아지오 최고재무책임자(CFO) 라바냐 찬드라셰카는 세계금융위기 당시에도 일부 품목이 하강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곧바로 판매가 회복됐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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