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쟁당국인 경쟁시장국(CMA)이 8일(이하 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젼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영국내 경쟁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콜 오브 듀티' 게임으로 유명한 액티비젼 인수는 MS가 미국 법원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승소하며 다시 탄력이 받는 듯 했지만 영국 경쟁당국의 반대로 다시 암초를 만났다.
MS의 750억달러(약 94조5000억원)짜리 인수합병(M&A)이 여전히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택 좁아지고 가격 올라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CMA는 이날 MS가 액티비젼을 합병하면 게이머들이 "더 높은 가격, 적은 선택, 또는 혁신 둔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MS)X박스와 (소니)플레이스테이션 간 게임콘솔 시장의 중요한 경쟁관계"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비디오 게임 시장과 인접한 클라우드 게임 시장 역시 경쟁이 약화될 수 있다고 CMA는 밝혔다.
이날 결정은 예비결정으로 MS는 4월 최종결정 이전에 CMA의 예비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CMA는 경쟁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은 양사의 합병을 막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한가지 옵션으로 MS가 '콜 오브 듀티'를 매각하는 것을 제시했다. 이 게임은 액티비젼에 모두 300억달러 매출을 안겨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으로 사실상 MS가 액티비젼을 인수하는 핵심 배경이다.
콜 오브 듀티 독점할 것
CMA는 자체 분석 결과 MS가 액티비젼 인수를 마무리짓고 나면 베스트셀러 게임인 콜 오브 듀티를 X박스에만 독점적으로 공급할 상업적인 동기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MA는 MS가 콜 오브 듀티를 다른 업체에 공급한다고 해도 이전보다 자사에 훨씬 더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럴 경우 경쟁 게임콘솔 업체인 소니 등이 불리해진다고 지적했다.
CMA는 아울러 MS의 전력도 문제 삼았다.
MS가 이전에도 게임 업체들을 산 뒤에는 이들이 만드는 게임을 자사 플랫폼에만 독점적으로 사용해왔다고 비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12월 닌텐도와 계약한 것처럼 소니에도 10년 동안 콜 오브 듀티를 공급하는 계약을 하겠다고 약속해 CMA의 거부를 뚫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S 부법률고문인 변호사 리마 알라일리는 닌텐도와 맺은 것 같은 라이선스 방식으로 CMA의 반대를 무마할 실낱 같은 희망이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알라일리는 콜 오브 듀티를 소니, 닌텐도, 스팀을 비롯한 업체들에 장기적으로 100% 접근을 허용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하면 CMA 역시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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