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잘 드는 칼 있냐" 초등생 살해 여교사, 26년 교직 생활 9차례 수상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3 16:27

수정 2025.02.13 16:27

12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양의 아버지가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딸 영정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12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양의 아버지가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딸 영정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전의 초등학생 피살사건 가해자인 교사가 사건 당일 태연하게 범행 준비를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과거 교육감 표창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한 ‘모범 교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찰은 살해 피의자인 교사 명모(40대·여)씨가 범행 당일인 지난 10일 오후 1시30분쯤 대전의 한 주방용품점에서 직원과 나눈 진술을 확보했다.

명씨는 점원에게 “잘 드는 칼이 있느냐”고 물어봤고, 점원이 칼 용도를 묻자 "주방에서 사용할 용도"라는 취지로 대답했다.

이 같은 명씨 진술은 경찰의 계획범죄 입증에 중요하게 쓰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직 형사과장 출신인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칼을 구입할 목적 자체가 일단 범행을 시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인데 교사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범행을 더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으로 계획적인 범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날카로운 칼을 찾았다는 것은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범행 도구를 구입했다는 것”이라며 “심신미약 상태나 정신 이상에 의한 행동이라기보다는 사리 분별이 충분히 가능한 사람의 범죄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대전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명씨는 26년 동안 교직 생활을 해 오면서 교육감 표창 등을 9차례나 수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씨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대전 지역 6개 학교에서 근무했으며 모두 정상적인 정기 인사를 통해 학교를 옮겼다. 이 기간 담임을 비롯해 영재교육·융합인재교육, 과학동아리, 교통안전지도 등의 업무를 맡았다. 교육감 표창 1회, 교육장 표창 5회, 교육장 상장 2회, 기타상장 1회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지난해 12월 6개월 질병휴직을 내고 한 달도 안 돼 조기 복직한 이후에는 별도 업무를 맡지 않았다. 교직 기간에 관할 교육지원청에 보고된 징계나 민원은 없었고, 수사기관으로부터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도 전무했다.

다만 명씨의 병가와 질병휴직은 지난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7월 9일, 8월 23일, 9월 2일과 13일 등 점점 빈번하게 조퇴하다가 10월 7일과 10~11일, 10월 14일부터 12월 8일까지 병가를 냈다. 질병휴직 기간은 12월 9~29일이었다. 교육청 차원의 상담 치료는 따로 받지 않았다.

질병휴직 후 복직 시에는 학교장과 교육지원청에 의사진단서가 포함된 복직 제청 서류를 제출했다. 진단서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져서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임’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교육청은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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