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재무 "우리에 엄청난 관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과 무역교역을 하면서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국가를 '지저분한(dirty) 15'로 지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비해 관세가 4배라고 지목한 한국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미국 주요 고위 관료들은 4월 2일 시행될 상호관세에 대해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베선트는 18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4월 2일에 우리는 다른 나라들에 대한 관세부과 명단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월 2일에는 일부 관세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관세 적용 전에) 사전 협상으로 합의가 이뤄져 있기 때문일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베선트는 '지저분한 15' 국가들이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베선트는 "우리가 일종의 '지저분한 15'라고 부르는 그룹이 있다"면서 "이들은 엄청난 관세를 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세만큼이나 또는 이런 일부 비관세장벽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미국이 수입품에 적용하는 안전성 검사와 전혀 다른 안전과 관련 없는 검사를 하는 등 미국 제품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가명을 공개하지 않아 한국이 이 그룹에 포함됐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무역수지 적자국이 이 그룹에 포함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의 주요 적자국은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 한국, 태국 등의 순이다. 한국은 9위다. 트럼프는 지난 4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관세가 4배 높다고 지적했다. 해싯 NEC 위원장은 최근 한국을 유럽, 중국과 더불어 주요 무역적자국으로 거명하면서 비관세장벽 철폐를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 고위 당국자들의 연쇄 방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4배 관세율' 등 미국 측의 오해를 풀고, 조선·가스 등 한국이 미국에 적극 협력할 수 있는 요인들을 설명해 미국의 압력 수위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