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연초 상승 랠리를 펼쳤던 엔터주가 이달 들어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쉬운 4·4분기 실적이 엔터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다소 줄어들고, 공매도 재개가 임박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3.63% 하락했다. 이 기간 KRX 지수 중 하락률 3위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해당 지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KRX 미디어&엔터 지수는 9.63% 상승하며 이 기간 KRX 지수 상승률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엔터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흐름은 비슷하다. 이달 들어 'ACE KPOP 포커스'는 9.84% 하락했다. 해당 상품은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29.30% 올랐지만 이달 들어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고 있다.
최근 엔터주의 분위기가 꺾인 건 실적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JYP엔터와 하이브가 부진한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업황 회복 기대감에 상승하던 엔터주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앞서 하이브는 4·4분기 영업이익으로 64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약 22% 밑돌았다. JYP엔터 역시 컨센서스를 약 5% 하회했다.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연초 엔터주는 한한령 완화 기대감과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및 대규모 북미 투어 발표로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다만 하이브와 JYP엔터가 대규모 일본 투어 반영에도 실적이 부진하자 주가에서 일부 조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높아진 경계심과 줄어든 한한령 완화 기대감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전략으로,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종목일수록 공매도세가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엔터주의 단기 조정은 지속된다는 전망이다. 1·4분기 아티스트들의 컴백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뚜렷한 실적 개선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하반기 BTS 컴백과 대규모 블랙핑크 투어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40% 이상 상승이 기대된다고 봤다.
이기훈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4~50% 수준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제시한다"며 "하반기 BTS가 컴백한다는 가정 하에 빌보드 1위와 대규모 음반 판매, 300만명에 근접한 투어 발표 등이 이뤄진다면 내년도 하이브의 연간 영업이익 5000억원 내외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될 것이며, 이는 타 기획사들의 밸류에이션 확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한령 해제에 대한 모멘텀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 지인해 연구원은 "지난 8년간 한한령은 풀릴까 말까를 반복했으나 돌이켜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는 심상치 않았다"며 "중국이 경제적 관점에서 한국 IP를 활용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 충분히 희망회로를 돌려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 연구원은 "중국이 열린다면 엔터 역시 차단됐던 공연, 광고, 행사 등 오프라인 활동이 열릴 것"이라며 "한 IP당 추정 가능한 최대 중국 매출액은 약 120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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