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시의 ‘2025년 쓰레기 독립선언’에 서울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 서구 백석동의 수도권매립지 운영이 멈추면 서울의 심각한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까지 옹진군 영흥면에 자체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발생 불연성 폐기물과 소각재만 매립하겠다는 뜻이다.
박 시장은 "수도권 쓰레기로 인천은 이미 큰 고통을 겪어왔다. 어느 한 지역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은 더이상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폐기물은 인천 수도권매립지로 향하는데, 2025년부터는 이곳을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공언이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당장 시 차원에서 특별한 입장을 내놓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당초 협약 내용을 따른다는 방침이며 앞으로도 인천시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원론적 차원을 답변을 내놨다.
수도권매립지는 당초 종료 시점은 2016년이었다. 하지만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 등 수도권 3개 시·도로 구성된 '4자 협의체'는 2025년까지 9년 연장에 합의했다. 이후 인천시와 나머지 단체는 협의 해석에서 의견이 갈렸다.
우선 인천시는 2025년까지만 수도권매립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단체들은 대체 매립지를 구할 경우 기존 매립지 잔여 부지 106만㎡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앞세우고 있다.
3개 시·도는 2016년부터 추진단을 구성해 대체 매립지 조성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입지 후보지도 추천했다. 그러나 인천시의 ‘홀로 걷기’에 대체매립지 선정 작업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서울시는 신규 대체 매립지 선정 시 행정절차, 주민 설득, 영향평가 등 5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2025년 이후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하루 500톤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시설을 새로 건설하고, 480톤을 처리할 수 있는 폐비닐 선별시설을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불연성 페기물과 소각재 처리에는 매립지가 꼭 필요한 만큼 인천시를 지속해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인천시는 서울시가 자체매립지 확보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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