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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노동시장 유연성으로 일손 가뭄 해소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9 18:40

수정 2024.03.19 18:40

8년간 90만명이 추가 투입돼야
노동생산성 향상도 병행할 필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일·생활 균형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동시장 왜곡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보고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32년까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최대 89만4000명의 인력이 노동시장에 추가 투입돼야 한다. 노동력이 부족한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노동시장 수급을 맞추려면 하나가 아닌 다각도의 정책적 보완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앞으로 8년간 약 90만명의 추가 고용이 필요한 만큼 인구정책을 비롯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저출산이 노동력 감소의 직격탄이 된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을 상근직으로 전환, 의사결정 과정에 힘을 실어준 것이 골자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인구정책을 전면적으로 추진할 길이 열렸다. 저고위의 기능이 보강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멀었다. 재정과 정책을 직접 관할할 강력한 통합 컨트롤타워 기구가 필요하다.

문제는 인구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도 그 효과를 짧은 시간 안에 기대한 만큼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인구부족 문제는 불가피하게 안고 가면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그 하나다. 핵심인력 양성도 중요한 과제다. 주요 강소국가들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인력을 육성함으로써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벌어지는 반도체 기술전쟁에서 보이듯이 핵심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단순 노동력 부재를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 생산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 여성, 중고령층 등 잠재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력도 따라야 한다. 유휴노동 인력들을 노동시장 현장으로 진입시키는 것은 인구소멸을 막는 정책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가 산업강국이라는 전제에서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산업구조 개편을 예의주시하며 노동인력을 합리적으로 재배치하고 구조조정하는 일이다. 갈수록 퇴보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 등 전통적 제조산업군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업종의 쇠퇴는 자연스러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반면 디지털 전환에 따라 보건복지업·정보통신업·전문과학기술업의 일자리는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 업종에서 미래핵심 업종으로 전환하는 산업 트렌드를 잘 읽어 그에 걸맞은 노동인력 육성과 공급대책을 세워야 한다.

노동시장의 파괴적 혁신은 더 강조할 것도 없다. 돌봄서비스와 관련, 인력부족과 비용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국인 인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안이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차등적용을 합리적 선택이 아닌 차별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하다. 차등적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매년 헛물만 켜고 마는 이유다.

가장 시급한 건 우리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는 노동시장 경직성을 하루빨리 해소하는 일이다.
노동인구가 부족한 것도 그렇지만 현 노동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경직된 우리나라 노동시장 현실로는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없는 구조다.
21대 국회에서도 물 건너간 노동개혁을 하루빨리 단행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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