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이달 말 공매도 재개까지 단 하루만 남겨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중기적으로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 특히 대형주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높이겠지만 실적 기대감이 높아진 주도주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국내 증시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들어 코스피 거래대금이 4거래일 연속 10조원을 밑돌았다. 24일 6조9241억원, 25일 8조3051억원, 26일 7조6553억원, 27일 7조6017억원 등이다.
반면 대차거래 잔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65조4098억원으로 이달에만 12조8498억원이 불어났다. 이달 들어 대차거래 잔고가 전 거래일보다 줄어든 날은 지난 7일과 11일 이틀뿐이었다.
종목별로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7조2585억원), LG에너지솔루션(3조9040억원), SK하이닉스(3조7956억원) 등 반도체·이차전지주가,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1조6737억원), 에코프로(9339억원), 알테오젠(8044억원) 등 이차전지·바이오주 잔고가 많았다.
오는 31일 약 17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되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차거래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주식을 빌려서 사들이는 것으로, 빌려서 파는 행위인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 이후 단기적으로 증시가 하락할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 수익률이 오히려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 공매도 재개가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할 것이라는 시장 우려와 반대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단기적인 수급 노이즈만 일으키는 데 국한될 것"이라며 "이 같은 수급 노이즈는 역설적으로 특정 업종에 투자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참여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오는 1·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국내 기업 실적 전망치가 높아지면 외국인 수급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09년, 2011년, 2021년 3차례 공매도 재개 사례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재개 40일 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4.9%, 2.3% 올랐고 60일 뒤 기준으로는 8.9%, 2.9%로 수익률이 더 높아졌다. 특히 코스닥보다 코스피 지수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에 코스닥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반면 반도체, 은행 등 실적이 상향된 대형주 위주 포트폴리오를 짜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가 평균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며 거래대금은 지난주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다"며 "실적이 상향되고 주가가 상승한 주도주는 실적과 내러티브로 방어 가능하며 숏커버링 물량으로 인한 오버슈팅도 기대할 수 있으므로 비중 유지 또는 조정 시 매수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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