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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미·중 외교노선 철칙은 첫째도 둘째도 국익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19 18:07

수정 2024.11.19 18:07

韓中 정상, 소통·협의 모색기로
민간 교류·내년 정상회담 기대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 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 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미중 외교노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과 지난 1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발언들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 일변도의 이념외교에서 미중을 포괄하는 실용외교로 노선변경을 했느냐를 두고 말이 많다. 외교전략 변화 여부에 대해 대통령실이 19일 내놓은 입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의 전략은 한 번도 바뀐 적 없다"는 것이다. 철저히 국익을 중시하는 외교노선을 밟아 왔고, 안보 확보와 경제이익 추구가 그 양대 축이라는 설명이다.


외교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태도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이번 윤 대통령 순방 기간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오간 대화 내용에서도 한중 양국 간 이해관계가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맺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페루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 심화에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는 윤 대통령의 요청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반도 긴장은 한중 모두 원치 않는 공통 이해사안이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이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킨다면 중국과 한국 모두 반길 리 없다는 점에서 양측 간 소통과 협력의 통로가 생긴 것이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이 중국으로선 거슬릴 수밖에 없다는 힘의 역학관계가 작용한 탓이다. 한국과 미국 입장에선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 속에 중국의 역할론을 기대해봄 직하다.

경제교류 역시 양측의 이해관계가 상당히 맞아떨어진다. 경제교류 면에선 중국이 오히려 더 마음이 급하다. 미국의 공급망 압박에다 내수경제마저 부진한 중국은 한국과의 원활한 경제교류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안보와 경제 전반에서 중국 측의 교류 의지가 강해진 면이 감지된다. 최근 중국이 단기비자 면제국에 한국을 포함하고 중국 내 K팝 경연대회를 허용하는 등 완화조치를 취하는 데에서 중국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한마디로 미국 중심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2기 출범과 러시아·북한 간 밀착을 통한 도발 가능성이라는 변수가 동북아 외교지형을 흔들어놓고 있다. 외교의 제1 원칙은 첫째도, 둘째도 국익 우선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그렇고, 중국 시 주석도 다르지 않다. 이 와중에도 상호 공통이익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면 어떤 국가와도 협력의 길을 여는 게 외교안보 정책의 역할이다.

격랑의 동북아 정세 속에서 상호이익을 높이려면 왕성한 교류를 실천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1차적으로 민간 분야에서 경제통상 협력부터 인적·문화적 교류로 그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이어서 정부 고위급 협의와 소통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 주석 방한과 윤 대통령의 중국 방문 등 교차방문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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