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헤그세스, 우크라 영토 회복 및 나토 가입에 선 그어
평화유지군 파병할 수 있지만 미군은 개입 안 해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 휴전 인지 종전 인지 불확실
우크라 수락 여부에 초첨...당장 교전 멈춰도 전쟁 재발 '시간 문제'
평화유지군 파병할 수 있지만 미군은 개입 안 해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 휴전 인지 종전 인지 불확실
우크라 수락 여부에 초첨...당장 교전 멈춰도 전쟁 재발 '시간 문제'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를 추진하면서 전후 처리에 혼란이 예상된다. 우크라 관계자들은 침략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추가로 무엇을 요구할지 모른다며, 잠시 포성이 멈춘다고 해도 전쟁이 다시 터진다고 보고 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우크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푸틴과 러시아는 오래 전에 그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나는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우크라의 나토 가입)이 실용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는 영토의 대가로 평화유지군 파병 방식을 통한 안전 보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평화유지군에 미군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며 평화유지군이 공격받더라도 나토가 전쟁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 BBC는 헤그세스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14년에 러시아의 불법 합병으로 크림반도를 잃은 우크라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약 20%의 영토를 상실했다.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영토 수복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나토 가입으로 안전이 보장된다면 잃어버린 영토는 나중에 외교적 수단으로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헤그세스는 12일 발표에서 전쟁을 끝낸다고 주장했으나 영구적인 종전인지, 휴전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미국 국방매체 디펜스원은 12일 우크라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약 3년 동안 전쟁에서 짧은 휴전 기간에도 여러 차례 합의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우크라 의회의 올렉산드라 우스티노바 의원은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젤렌스키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의회에서 어느 누구도 영토 포기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우크라 전선의 현장 지휘관 2명은 디펜스원을 통해 교전이 멈추더라도 푸틴이 "1년이나 5년 안에" 다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12일 우크라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러시아가 휴전 조건으로 △점령지 양도 △군축 △친(親)러시아 정당 승인 △나토 가입 공식 포기 같은 조건을 내건다면 우크라 측에서 거부한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다만 우크라가 △전선 동결 △나토 가입 연기 △러시아 쿠르스크 교두보와 우크라 점령지 교환 △'평화 추구 정당' 승인 △러시아 공용어 및 러시아 정교회 인정 같은 조건이라면 휴전에 동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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