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헌재 8차 변론기일 출석
“홍장원은 거짓말, 내 기억은 분명” 주장
“홍장원은 거짓말, 내 기억은 분명” 주장

[파이낸셜뉴스] 내란죄 피고인인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조 지시’를 처음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해 '12·3 비상계엄' 당일 음주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 "국정원장 출장 중인줄 알고 홍장원과 통화"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이 진행된 13일 조태용 국정원장 증인신문 관련 의견 진술에서 “조 원장을 보면 느끼는 것이, 대통령인 제가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조 원장이 국내에 있느냐, 미국에 출장 중인가에 대한 오해 때문에 이 전화가 부득이하게 돼서 이렇게 시끄러워진 것 같다. 그런 점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홍 전 차장은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싹 다 잡아들여’라고 지시했다며 “말뜻 그대로 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계엄 당일 저녁 8시쯤 삼청동 안가 다녀와서 국정원장에게 전화한 이유는 그 전주 쯤 (조 원장이) ‘주례 보고 못합니다’라고 하니, 통상 국무회의에 안보실장과 비서실장이 배석하는데 계엄 건이기 때문에 국정원장이 오는 게 맞는다고 해서 (국정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장과 통화에서) 워딩 그대로 (내가) ‘아직 거기시죠?’하니 (조 원장이) ‘예, 저 아직 여깁니다’라고 얘기했다”며 “그게 (조 원장이) 미국에 있는 줄 알고 ‘길게 얘기할 상황 아니고 일 잘 마무리하시죠’ 그러고 끊었다. 오후 8시 30분쯤 부속실장이 조 원장을 데리고 오길래 내가 화들짝 놀랐다”라고 설명했다.

계엄 당일 홍 전 차장 음주 가능성 제기
그러면서 홍 전 처장의 음주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에게 ‘조 원장 부재 중이니 국정원을 잘 챙겨라’라고 말하려고 전화했는데 (처음엔) 받지 않았다”면서 “20여분 있다가 (홍 전 차장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딱 들어보니 술을 마신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도 반주를 즐겨서 딱 알아차렸다. (그때 홍 차장에게) ‘조 원장이 부재 중이니 국정원 잘 챙겨라’, ‘홍 차장에게 전화할 일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하고 끊었다”면서 “원래 (홍 전 차장이) 답을 ‘원장님은 서울에 계신다’라고 했어야 하는데 ‘알겠습니다’라고만 하더라”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을 해임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야기했다.
윤 대통령은 “분명한 건 몇 달 전부터 정치적 중립 관련해서 조 원장의 신임을 잃은 상태였던 걸 제가 알 수 있어 내가 조 원장에게 한 소리 했다”라면서 “주례보고에서 ‘국정원 1차장이 이렇게 원장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면 이만큼 중요한 정보가 어딨는가’, ‘왜 나한테 이걸 미리 보고 안 했는가’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즉시 ‘원장님이 쓰는 사람인데 그렇게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인사조치하라’, ‘후임자가 누가 좋은지 생각해서 알려달라’라고 했다”면서 “저는 기억이 분명하다. 본인도 이미 국정원장한테 눈 밖에 나가 있고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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