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통한 권익 제고 기대"…"밸류다운 해소가 우선" 지적도
증권사, 시스템 개편 및 수수료 경쟁…"고객 유입 계기 될 것"
"퇴근후 주식거래 좋네"…넥스트레이드 반기는 투자자·증권사(종합)"경쟁 통한 권익 제고 기대"…"밸류다운 해소가 우선" 지적도
증권사, 시스템 개편 및 수수료 경쟁…"고객 유입 계기 될 것"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조민정 이민영 기자 = "바빠서 장중에 주식 거래를 못 한 날 아쉬웠는데, 이제는 저녁까지 거래가 가능해져 좋을 것 같다"(직장인 A씨)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설립 이래 70년 가까이 유지돼온 단일 주식거래 시장이 4일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복수 거래 체제로 전환됐다.
투자자들은 길어진 주식 거래 시간 덕분에 더욱 계획적인 매매가 가능하게 됐다고 반색했고, 증권사들도 투자자 유입을 통한 시장 성장과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20대 직장인 A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예전엔 퇴근 시간 전에 장이 마감돼서 바쁜 날에는 계획했던 매매를 못 했던 적이 있다"며 길어진 거래 시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A씨는 또 "오늘은 거래 가능한 종목이 10개뿐이라 당장 거래를 할 것 같지 않지만 원하는 종목이 프리마켓이나 애프터마켓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면 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B씨 역시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대해 "퇴근한 뒤에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 점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더 길어진 주식 거래 시간만큼 과도하게 매매를 하거나 매매에 따른 스트레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당장은 체감할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복수 시장 체제가 변화를 위한 시작이 될 것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한 투자자는 "MTS에 접속하자마자 최선집행의무에 대한 안내 공지가 떴다. 기존에도 최선집행의무가 있었는지는 몰랐는데, 이런 기준을 안내하고 설명하는 것만으로 투자자들의 권익이 제고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건전한 경쟁을 통해 우리나라 증시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의 부진이나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현재 상황에서 대체거래소 도입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온라인 투자자 게시판에선 "분위기 좋지 않은 시장에서 거래 시간만 늘리는 것 아닌가", "장사 안되는 식당이 음식 종류만 늘린 꼴"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장 시급하지 않은 대체거래소 개장보다도 국내 증시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분할 상장이나 불법 공매도 문제 등에 대한 해결이 우선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증권사들은 넥스트레이드가 초기 안정화 단계를 거쳐 활성화할 경우 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업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증권사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고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고객 잡기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오프라인은 0.490%에서 0.486%로, 온라인은 0.140%에서 0.136%로 낮추기로 했고, 한국투자증권도 내달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인하한다.
A사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와 다양한 혁신 서비스 등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게 돼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 도입 초기인 만큼 시스템 안정성 확보와 투자자들의 거래환경 적응이 요구될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거래소 개장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포함해 하루 총 12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거래소와의 연동을 위한 전산 시스템 개발과 점검을 실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기존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 30분까지인 거래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로 늘어나는 데 따른 근무 체제도 조정했다.
이들은 직원별로 출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시차출근제를 적용하는 등 달라진 시장환경에 대비 중이다.
A사 관계자는 "준비 과정이 힘들었고 근무 부담도 늘었지만 고객에게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이 복수 시장 체제 첫 도입이고 초기 거래 종목이 제한적인 만큼 넥스트레이드 활성화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늘은 수수료 등 주요 특장점이나 정확한 거래시간을 확인하는 문의가 주를 이뤘다"며 "아직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선택하기보다는 SOR(최선주문) 방식으로 거래 주문이 주로 이뤄지다 보니 거래량이 풍부한 한국거래소 시장으로 주문체결이 집중되는 모습"이라며 "개장 첫날인 데다 거래 가능 종목도 많지 않아 아직은 투자자 반응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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