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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상호관세 정책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의 희비도 갈렸다.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미 국채 ETF 수익률은 선방한 반면, 미 빅테크 관련 상품은 하락세를 보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국내 ETF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상품은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로 이 기간 6.86% 상승했다. 레버리지, 인버스 종목과 일평균 거래량 10만주 이하 종목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기준이다.
이는 최근 일주일 간 미국 국채 금리가 급락(채권 가격 상승)한 영향이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4.1%대에 머물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위험 확대에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연일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정책과 정책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은 통상정책 불확실성을 계속해서 높일 것"이라며 "이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며 채권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상호관세 후 안전자산으로 재평가 된 엔화 가치도 급등했다.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도 상승세를 그렸다.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5.60%),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5.37%)이 지난주 ETF 수익률 2, 4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미국 상호관세 발표 전 1달러 당 150엔대에 거래되던 엔·달러 환율은 4일(현지시간) 169엔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ETF 중에서는 'PLUS 한화그룹주'(5.56%), 'PLUS K방산'(4.38%), 'ACE KPOP포커스'(4.18%), 'SOL 조선TOP3플러스'(4.11%)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 초부터 국내 주도주로 꼽혔던 조선·방산과 관세 영향이 적은 엔터 업종 등이다.
특히 엔터 ETF는 관세 위협이 낮을 뿐더러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관세 위협, 고환율 환경 수혜 기대감에 연초부터 우상향 흐름을 이어온 엔터주는 중국 공연 재개, 캐릭터 MD확대에 따른 추가적 주가 상승을 이끌 재료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빅테크 기업을 담은 ETF는 하락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13.22%),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13.19%),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터버드콜(합성)'(-12.48%) 등이다.
상호관세 정책 발표 이후 미국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테슬라(-10.42%), 엔비디아(-7.36%), 애플(-7.29%) 등이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M7 기업 중 애플,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의 경우 상호관세 정책에 따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주 생산국이 중국, 베트남, 인도에 높은 관세가 부과될 예정인 만큼 생산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테슬라는 자동차 부품 관련 25% 관세 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해 실적 추정치 하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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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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