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최초의 디지털 원주민으로 지극히 온라인 중심적이다. 일, 쇼핑, 데이트, 친구사귐도 온라인으로 영위한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Z세대는 매일 평균 6시간 이상 휴대폰을 사용한다. 뉴스나 상품 구매후기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구하고, SNS와 더불어 자라나 온라인상에서 자아를 큐레이션하며, 보다 개인화된 콘텐츠, 소규모의 온라인 존재영역이나 온라인 미디어를 선호한다. 비디오를 공유하는 SNS는 Z세대와 더불어 혜성같이 성장하고 있다. 가령 틱톡은 전 세계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데 그중 60%를 점유하는 Z세대의 트렌드와 감정과 문화를 지배하는 상황이다.
Z세대는 전례 없는 공중보건 위기에 직면한 세대이다. 컨설팅사인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Z세대는 모든 세대 중 정신질환 유병률이 가장 높고, 유럽의 Z세대는 자기 낙인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염세주의는 전쟁,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교육결손,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경제적 기회가 점차 축소되고, 고령자가 늘어나고, 연금이 고갈되는 것을 목격해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기대도 약하다.
한편 Z세대는 이상주의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소위 '포용적 소비자'이며, 진보적 사회를 꿈꾸는 자로서의 자아개념이 강하다. 스스로를 기후변화의 악화를 저지하며 모든 사람의 형평의 제고를 추구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어느 세대보다 목적과 책임성, 소수자의 기회 증진,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흔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묶어 MZ세대 혹은 질레니얼 세대라고 통칭하지만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는 또 다른 특징을 갖는다.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욱 실용적이고, 미래에 대해 보다 덜 낙관적이며, 보다 포용적이고 연대적 공동체에 속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며, 개인적 자아표현 및 개인주의적 경향이 강하고, 자신의 신념을 SNS상에서 표출하는 등 정치·사회적으로 보다 활발한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심리적·행동적 특징을 갖는 Z세대는 소비행동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특징을 갖는다. 소유보다 접근을 중시해 영화나 음악을 구입하는 대신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독하고, 명품 소비에 돈을 펑펑 쓰는 경향이 있는 밀레니얼 세대와는 달리 일상생활을 충만하게 하는 경험에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용의 편이성을 중시하여 모바일 결제나 앱 기반 서비스를 선호하고 온라인상의 소비경험을 중시한다. 상품을 제공해 고객만족을 추구하는 기업이나 정책을 제시하고 집행해 국민행복을 추구하는 정부가 Z세대를 보다 면밀히 분석하면 적지 않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병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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