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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지' 모두 공개한 메타‥빅테크 경쟁구도 바뀌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5 05:00

수정 2024.04.25 05:00

메타 호라이즌 OS 대표 이미지. 메타 블로그
메타 호라이즌 OS 대표 이미지. 메타 블로그

[파이낸셜뉴스] 메타가 자사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에 이어 가상현실(VR) 헤드셋의 운영체제(OS)를 외부에 개방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과거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공개하고 애플과 함께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것처럼 AI, VR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오픈소스로 전환‥VR 선두 안 빼앗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VR기기인 메타 퀘스트용 OS 명칭을 ‘메타 호라이즌 OS’로 변경하고, 오픈소스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메타 호라이즌 OS는 메타가 차세대 VR 컴퓨팅 플랫폼 구축을 위해 약 10년간 개발한 OS다. 눈이나 얼굴, 손 등의 신체 추적과 제스처 인식 기능 등을 지원한다.


메타는 메타 호라이즌 OS를 활용한 특화 헤드셋도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에이수스, 레노버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다. 에이수스의 게이밍 브랜드 ROG는 게이밍 헤드셋을, 레노버는 호라이즌 OS를 활용해 학습과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개발 중이다.

OS 공개를 통해 VR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려는 의도다. 오픈소스는 설계도(소스코드)를 공개하고 누구나 수정 및 재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VR 시장에서 메타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지난 2월 비전프로 헤드셋을 출시하면서 시장은 더 확장되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로 개발한 '비전OS'를 장착하는 등 애플은 폐쇄형 OS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메타는 오픈소스 전략을 통해 다수의 동맹을 만들어서 자사 생태계를 키울 것으로 분석된다.

라마 파생 AI도 우후죽순, 생태계 공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AI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메타는 앞서 오픈소스를 전략을 펴왔다.

거대언어모델(LLM) '라마'를 공개하면서다. 메타는 지난해 2월 LLM 라마 1을 발표했다. 라마 1은 학계를 대상으로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됐지만, 이후 같은 해 7월에 공개한 라마 2에 이어 최근 공개한 라마 3는 상업적 사용까지 허가됐다. 라마 3는 매개변수(파라미터)가 80억 개인 소형 모델과 700억 개인 거대 모델 두 개로 출시됐으며, 해당 모델은 현재 동급의 오픈소스 모델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픈AI처럼 시장을 장악한 AI 개발사들이 모델 공유에 점차 폐쇄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라마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수많은 개발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알파카 등 라마 기반의 다양한 파생 AI 모델들도 쏟아져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AI 업계 문화는 오픈소스로 모델을 공개해 서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문화였지만 오픈AI의 GPT 모델이 나오면서부터 기술이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게 됐다"며 "이 와중에 라마가 오픈소스로 공개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어 선순환 구조도 만들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같은 오픈소스 전략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오픈소스로 공개, 개발을 활성화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여간 모습과 비슷하는 시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소스는 문제지랑 답지를 함께 다 공개하는 것과 같다"며 "특히 규모가 작은 AI 개발 스타트업들은 라마를 보고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마 LLM을 끌어다가 파인튜닝(미세조정)하는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메타의 생태계는 확장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락인(Lock-in) 효과도 누릴 수 있다"며 "메타의 궁극적인 목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자사 앱에서 라마LLM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많아지고, 이용자가 유입돼 광고수익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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